[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거듭된 설화로 논란의 중심에 선 장예찬 국민의힘 후보(부산 수영)가, 대마초가 합법화된 네덜란드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며 "여전히 낡은 관습과 구태에 얽매여 갈수록 지저분해지는 모습"이라고 비하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 후보는 지난 2014년 11월 28일 페이스북에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의 마스강을 방문하면서 "강변에 세워진 예쁜 배가 사실은 대마초를 파는 가게라는 반전이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네덜란드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면서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를 두고 "중세의 동화 같은 풍경으로 현대의 온갖 문제들을 넉넉하게 품은 그릇"이라며 "누구나 무단횡단을 하지만 어디서도 사고가 나지 않는 네덜란드의 유쾌한 아이러니가 그렇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텃밭'인 부산 수영에 공천된 장 후보는 연일 과거의 막말이 알려지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날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월3일, 안철수 의원을 향해 "프로 정치꾼들이나 일삼는 양아치 짓을 정치개혁이란 포장지로 둘둘 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4월 서울 노원 재보선 출마는 진짜 비겁한 행위"라며 "그에게 걸었던 일말의 기대를 마저 거둔다"고 했다.
나흘 뒤인 같은 해 3월7일 글에서는 <"한 학기 20만 원은 기본이죠"...너무 비싼 대학 교재비, 학생은 '등골브레이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고 힐난했다. 그는 "한 학기에 20만 원이 아까우면 그냥 대학을 다니지 말지"라며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로 만든 시스템도 문제지만, 길들여져버린 20대를 동정하고 싶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 2014년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적은 글이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2012년 11월28일에는 서울시민을 일본 국민과 비교하며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으로 따지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고 폄하했다. 그는 "문화회관에서 일할수록 보편적인 서울시민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게 된다"며 "밥만 먹여주면 금융 사기꾼도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국민들"이라고 했다.
지난 2015년 7월20일에는 "부산이 좋다"며 "고막에 내리꽂히는 사투리 '오빠야',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 감정 기복 심한 운전자들, 미친놈이 설계한 시내 도로, 말로만 잘해준다는 회센터 이모들"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부산역에 내려 걸쭉한 쌍욕을 뱉으면 어렸을 때 마냥 다시 막살아도 될 것 같은 그런 무책임한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후보는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12일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10년 전 26세 때이고 방송이나 정치를 하기 전이라 해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며 "치기 어린 마음에 정치나 사회에 대한 의견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총선을 앞두고 장 후보의 막말이 알려질수록 당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당 지도부는 진정성 있는 사과로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연일 새롭게 알려지는 막말은 사과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장 후보가 '청년 정치인'을 내세운 점을 꼬집어 '청년들도 공감하지 못하는 막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대중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망언과 기행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젊은 날의 치기로 인한 일회성 실수인가. 대한민국의 어떤 젊은이도 이런 식으로 이상하진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 후보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들 입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했고, 연예인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포르노 소설을 썼고, '난교를 즐겨도 직무에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했다"며 "'동물병원을 폭파시키고 싶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막장 공천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