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다" 자평했지만…뒤늦게 논란 마주한 '與 공천'


'대구 중·남 공천' 도태우 '5·18 폄훼' 도마에
韓, 공관위에 발언 전반 재검토 지시
장예찬·정우택·성일종도 논란에

공천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와 장예찬 전 최고위원,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11일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한동훈 위원장.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2대 공천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도 변호사의 과거 발언에 대해선 공천관리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조용한 공천을 자평하던 국민의힘에선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 중 92% 수준인 233곳의 공천을 마무리했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잡음이 비교적 덜한 지역구를 중심으로 공천 작업을 해오던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부터 본격적으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공천이 확정된 이들 중 정우택 부의장(청주 상당)은 경선을 앞두고 돈봉투 수수 의혹에 휩싸였고,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는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망언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SNS에서 '난교'를 언급했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부산 수영)과 '이토 히로부미' 발언을 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직격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선 이번 논란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친명' 공천으로 내홍을 겪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잡음을 반격 기회로 삼고 맹공을 펼치고 있다.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고 그야말로 패륜 공천으로 국민을 능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음란 공천'이라고 비유했고, 정 부의장은 '돈봉투 공천', 성 의원은 '친일 공천', 도 변호사는 '극우 공천'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일부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의 경우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충분히 문제 제기가 됐던 사안"이라며 "여론조사를 해볼 필요도 없고 길거리에 다니는 10명 정도에만 물어봐도 9명은 해당 발언이 선출직 공직자가 될 사람이 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에는 "국민의힘의 '서진정책'이 박살 나는 소리"라는 글을 올리며 도 변호사의 공천을 직격했다. 그는 "5·18 정신을 부정하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고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가. 이번에도 '이재명은요' '이준석은요'의 방식으로 답할까 걱정이다만 5·18 정신을 두고는 그런 말장난 안 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도 변호사의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공관위에 요청했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와 광주시, 5.18 유족회까지 나서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비대위 회의에서 몇몇 비대위원들이 공천 재검토를 언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 위원장은 "극우 공천? (우리 당에) '일베'(일간베스트·극우 성향 커뮤니티) 출신 누구 있습니까. 이재명 대표 스스로 일베 출신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를 비판했지만, 도 변호사가 SNS에 일베 게시글을 공유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선 이번 잡음에 "그간 (민주당 공천과 관련해) 했던 말을 돌려받는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 공천)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다만 당은 도 변호사를 제외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의장의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의를 기각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오전 회의에서 토의했고, 당 클린공천지원단에서도 여러 사실을 확인해 팩트 확인을 했다. 공관위는 (의혹들이) 객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봐서 이의를 기각하는 것으로 결론냈다"라고 밝혔다.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관련한 (이의제기가) 접수된 것이 없어 검토한 바 없다"라고 정 위원장은 밝혔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4년 SNS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0년 전 SNS 글 꼬투리잡고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이라며 장 전 최고위원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장 후보를 향한 비난을 위한 비난이 한심할 지경"이라며 "발언에 대한 전후 맥락과 숨은 의도를 생략한 채 발언 일부분만을 잘라 비난을 가하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이자 조작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성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언급을 두고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부분은 비대위원장이 이미 말했고, 우려에 대해 직접 성 의원에게 전달드렸다"라고 했다.


sejungki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