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11일 "수사를 방해 한다거나, 수사에 차질이 빚어진다거나 하는 것은 맞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장관 출국으로 관련 수사에 차질 없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종섭 호주대사가 공수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언제든지 공수처에서 소환을 한다거나 수사가 필요해서 와야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공수처는) 출국 금지가 된 이후 수개월 동안 한 번도 소환을 안 했지 않나. 그러면 언제 소환해서 언제 조사할 줄 알고 고발이 되었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것인데,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공수처도 이런 부분들을 잘 조율해서 출국 금지가 해제되고 지금 호주대사로 호주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 당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국방부 장관에서 교체됐으나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신임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공수처 요청으로 법무부가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법무부는 "(이 전 장관이) 향후 조사가 필요할 경우 적극 출석하여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등의 이유로 출국금지를 곧바로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지난 10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을 고발하는 등 맹공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면 이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권력을 이용한 범인 은닉, 범인 해외도피 사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과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등 야 3당은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 전 장관 호주 출국에 관여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고발했다. 범인 수사 등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해 수사 대상자를 도피하게 하는 경우 범인도피죄로 처벌하는 형법 151조를 근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