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새롬 기자] 4.10 총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 성남분당갑’이 격전지로 관심받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과반의 득표로 이곳에 입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3선)에게 강원지사와 3선을 지낸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정의당 출신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3파전을 치르게 됐다.
<더팩트> 취재진은 8일 경기 성남 분당 일대를 찾아 세 후보의 유세 현장을 살폈다. 세 사람은 이날 오전부터 지하철역, 초등학교 등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며 선거 유세 활동의 시동을 걸었다.
먼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실력은 이광재'라는 글귀가 적힌 파란색 야구점퍼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판교역을 찾아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일일이 허리를 숙였다. 때로는 하이파이브와 "파이팅"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한층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비슷한 시간대 산운초등학교를 찾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흰색의 당 점퍼 차림으로 이제 막 개학한 학생들에게 손 인사와 하이파이브하며 등굣길을 배웅했다.
안 후보는 그를 알아보고 모여든 아이들을 위해 무릎을 구부리며 키를 낮춰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빅매치 대결' 성사로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두 사람에게 서로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이 후보는 ‘빅매치 라이벌’ 안 후보에 대해 "대선에 세 번 나왔던 분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 그런데 어느 언론사의 기사를 보니 '안 후보는 지역 일을 별로 안 했다. 그래서 지역구에서 보기가 어렵다' 이런 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일을 많이 했다는 소문은 있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라며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결국 미래 대한민국 정치에 누가 기여하게 될 것인가, 이 지역의 당면 현안인 교통 문제, 재건축 문제, 판교의 부흥을 누가 일으킬 수가 있느냐, 지역 구민과 울고 웃는 따뜻한 리더십을 누가 갖느냐, 이 세 가지를 가지고 판단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강원도를 위해서 굉장히 많은 일을 한 분, 사실 아직도 강원도가 낙후된 곳이 많아서 그분이 하실 일이 참 많다"며 "원래 강원도에서 공천을 받으시고 거기서 일을 하시는 게 정상적인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지 않냐"며 "그 대표적인 케이스 중에 하나로 이 후보가 여기까지 이렇게 밀려온 것 같아 안타깝다. 여기 주민분들도 아무 연고가 없는데 왜 여기 왔는지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고 했다.
잠룡 매치 사이에 출사표를 던진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 역시 야탑역 앞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개혁신당의 오렌지색 띠를 두른 채 등장한 류 후보는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고개를 숙였다. 류 후보를 알아본 일부 어르신들은 다가와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험지 출마라는 의견에는 "제3지대 후보는 험지 아닌 곳이 없다. 분당에서 10여 년 가까이 살았고, 그래서 골목골목 분당을 잘 알고 제가 사랑할 수 있는 도시에서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21대 국회를 비교섭단체 의원으로 지내며 양극단의 진영 정치라는 게 시민들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지 않는지를 목격했다"며 "양당의 권력에 의탁하지 않는 온전한 제3지대 정당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고,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독립적인 제3지대로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분당갑의 최대 이슈는 재건축이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분당을 지역의 김병욱 의원과 함께 △선도지구를 더 많이 더 빨리 △선도지구를 ‘시범 미래도시’로 △특별회계로 대규모 인프라투자 △고도제한 완전 해결 등을 골자로 하는 ‘재건축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오는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는다.
또 8일 오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진 안 후보는 △분당-판교 재건축 신속추진을 통한 제1기 미래혁신도시 조성 △교통 프리미엄 도시 구축 △산학연 중심지 구축 △경제·교육·문화·가족친화형 미래혁신도시 조성 등 네가지 공약을 약속했다.
류 후보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명품 도시 '분당 판교'를 리뉴얼하고 재건축만큼 중요한 주거환경 개선에 집중하겠다"며 "분당구를 '분당시'로 판교동 일대를 '판교구'로 개편하고, 논란이 된 대장동은 명칭을 변경해 지역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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