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2대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여야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 외 지역구로 옮겨 재선에 도전하는 일부 비례 의원의 공천 결과가 속속 나오는데, 본선에 진출한 수는 많지 않다. 여러 직능을 대표하는 비례 의원이 현역 의원 지역구를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모양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민의힘 비례 23명 가운데 공천받은 의원은 단 4명에 불과하다. 정운천(전북 전주을)·윤창현(대전 동구)·한무경(경기 평택갑)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여당에 합류한 조정훈 의원은 서울 마포갑 경선에서 신지호 전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얻었다. 민주당 영입 인재인 이지은 전 총경과 맞붙는다.
이와 반대로 최고위원을 지낸 조수진 의원은 서울 양천갑 경선에서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에게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이태규 의원은 경기 여주·양평 경선에서 김선교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서초을에 공천을 신청한 탈북민 출신 지성호 의원도 경선 탈락했다. 경기 의정부갑과 용인병에 각각 도전했던 최영희·서정숙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아직 경선 레이스를 뛰는 의원은 4명이다. 전주혜 의원은 서울 강동갑 공천을 두고 윤희석 선임대변인과 경쟁하고 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도전한 노용호 의원은 김혜란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일전을 벌이고,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갑 공천을 두고 김기윤 변호사,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와 맞붙는다. 조명희 의원은 대구 동·군위을에서 5인 경선을 치른다.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대수 의원은 지난달 23일 '희생과 헌신'을 강조하면서 예비후보직을 사퇴했고, 계파색이 옅은 최승재 의원은 지난달 29일 3인 경선이 예정됐던 경기 광명갑 경선을 포기했다. 또한 김근태·김예지·김은희·우신구·이종성·윤주경·정경희·최연숙 의원은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 16명 중 지역구 공천이 확정된 인물은 2명이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경기 남양주을 경선에서 이 지역 현역인 김한정 의원을 누르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준비하다 청년전략특구로 지정되면서 경기 성남중원으로 옮긴 친명계 이수진 의원은 비명계 윤영찬 의원을 제치고 경선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추가로 비례 의원들이 공천을 거머쥘 가능성은 있다. 여성인권운동가 출신 권인숙 의원은 경기 용인갑에서 3인 경선을 치르고, 김경만 의원은 광주 서을 경선에서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양부남 민주당 법률특보와 경쟁하고 있다. 친명계 유정주 의원은 경기 부천갑 공천을 두고 이 지역 현역인 3선의 김경협 의원과 부천정 출신 서영석 의원과 경합을 벌인다.
민주당 최연소 의원인 전용기 의원은 경기 화성정에서 3자 경선을 치르며, 전략지역으로 지정되며 사실상 컷오프된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친명계 좌장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예비후보 친명계 이동주 의원은 영입 인재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맞붙는다. 허숙정 의원은 3인의 국민참여경선이 실시되는 인천 서병의 공천을 노리고 있다.
언론인 출신 친명계 김의겸 의원은 전북 군산 경선에서 현역인 신영대 의원에게 져 고배를 마셨다. 양경숙 의원도 전북 전주을 경선에서 탈락했고,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경기 광명을에 공을 들였으나 이 지역이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컷오프됐다. 원내대변인인 최혜영 의원은 경기 안성 경선에서 친명계 인사인 윤종군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졌다.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강민정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교사 출신인 그는 지난해 11월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처럼 퇴행시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도 서울 강서갑 출마를 준비하다 당 검증위의 후보 검증 '보류' 결정 이후 불출마하기로 했다.
언론인 출신 정필모 의원 역시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정 의원은 지난달 21일 선거관리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당은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으나, 의총에서 불공정 시비에 불을 지핀 경선 여론조사 선정 문제를 비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미 공천이 마무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실상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