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조채원 기자]
◆피 튀기는 공천 싸움, 갑자기 끌려 나온 차은우?
-여야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여러 인물들이 눈에 띄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된 안귀령 대변인의 과거 발언이 화제가 됐다며?
-응. 과거 한 방송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차은우 중에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깝냐"는 질문에 이 대표를 꼽았거든. 알다시피 차은우는 '천상계 외모'로 유명한 아이돌 출신 배우야.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겠지만 안 대변인의 답변에 "심했다", "너무 속 보인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어.
-안 대변인은 이 대표 대선 후보 시절 당에 영입된 인재야. 여성인 데다 민주당 우세 지역에 전략공천됐다 보니 말들이 많은 것 같아.
-정치권에서도 잠시 화제가 됐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저희 당에서 제가 차은우보다 낫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공천받지 못할 것"이라며 "높은 확률로 굉장한 거짓말쟁이거나 아첨꾼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꼬았어. 민주당의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논란을 겨냥한 거지.
-안 대변인도 가만히 있진 않았어. 한 위원장에게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인다"며 "말싸움에 골몰하기보다 국민과 민생을 위해 신경 써달라"고 응수했지.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언급했다며?
-맞아. 지난달 29일 한 방송에서 "한 위원장과 차은우 중 누가 낫냐"는 질문에 "트와이스 사나"라고 답했지. 장 전 최고위원은 "저는 누구처럼 전략공천 받은 게 아니라 경선을 통과했기 때문에 당당하게 '트와이스 사나가 제 이상형'이라 말할 수 있다"고 했지. 그는 최근 당내 경선을 거쳐 부산 수영에 공천됐어.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공방이 세지는 상황이라 이런 '웃자고 한 소리'까지 정치공세 도구가 된 것 같아. 어쨌든 최대 피해자는 정치 공방에 언급된 차은우와 사나 아닐까? 차은우의 빛나는 외모만 한 번 더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어.
◆윤석열 대통령, '한때 악연' 김진태 강원도지사 공개 칭찬
-윤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전국 17개 시·도지사들을 불러 모았어. 정부가 가장 밀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늘봄학교 준비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공조하자는 차원이야.
-윤 대통령이 17명 시도지사 중에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직접 언급했다고?
-강원도의 늘봄학교 운영계획을 칭찬한 거야. 김 지사는 강원도에 158개 학교에 늘봄학교 시범사업을 실시하는데,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해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보조인력으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어. 이들이 학교에서 기초학습이나 놀이활동, 안전관리 등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야. 이 사업으로 어르신은 월 76만 원을 받고 학생과 학부모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아. 초등교사들은 늘봄사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지. 노인 일자리 예산이 투입되면 교육청은 예산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어.
-김 지사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1거 5득 효과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지 않나. 다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어. 이때 윤 대통령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얼굴에 한껏 미소를 짓고 있더라고.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아주 유익하고 재밌는 시간이었다"며 "강원지사님의 일거오득도 아주 재밌었다. 강원도가 고민을 제일 많이 한 거 같다"고 콕 집어서 칭찬했어.
-윤 대통령과 김 지사는 이전부터 인연이 있잖아.
-처음엔 '악연'에 가까웠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 신분으로 인사청문회를 받을 때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한 게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었던 김 지사였어. 김 지사는 장모 의혹 등 윤석열 검찰총장 5불가론'을 내세우며 강하게 비판했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사건을 비호한 혐의가 있다며 청문회장에서 윤 대통령과 언론사 기자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해 윤 대통령 사과를 끌어내기도 했지. 김 지사가 청문회 당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의 만남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헛웃음을 짓자 "지금 자세가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묻는데 피식피식 웃는다"고 태도까지 지적했어.
-이후 두 사람의 인연은 180도 달라졌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돼 강원 지역 전현직 의원들과 '닭갈비 회동'을 했는데, 김 지사와도 재회했어.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식사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친한 사이가 된 것 같아. 김 지사는 윤 대통령 대선을 도우며 "제가 윤석열 점퍼를 입게 될 줄은 몰랐다" 소회를 밝히기도 했어.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엔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야권의 강한 공세를 받으며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어. 두 사람이 앞으로는 어떤 인연을 만들어갈지 궁금하네.
◆한국인 친밀도 조사해 보니…"탈북민보다는 조선족"
-28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개최한 제37회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에서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발표됐다고?
-송현진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 인용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친밀도는 19%야. 미국(39.6%), 동남아 및 남아시아인(31.4%), 일본인(22.3%), 조선족(21.1%)보다 낮은 수치지.
-서울대 통일의식조사는 2007년부터 매년 실시됐어. 통일, 북한, 대북정책, 주변국,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국민의 시각과 인식변화를 조사해 온 공신력 있는 조사야. 송 연구위원이 인용한 조사 결과는 지난해 9월 발표된, 가장 최근 자료야.
-탈북민은 헌법상 우리나라 국민인데.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정서적으로 멀다고 느끼는 거네?
-맞아. 게다가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은 직전해에 비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어. 2022년에는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과 동남아시아인 및 남아시아인에 대한 친근감이 모두 23%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대. 동남아시아인 및 남아시아인에 대한 친근감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8.2%p) 상승했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후부터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2023년엔 가장 낮은 수준인 19%로 떨어진 거래.
-'탈북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다'가 62.5%로 조사됐어. 2022년 57%보다 상승했고,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해. 다만 탈북민 중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은 2021년 26.3%, 2022년 29.2% 2023년 32.5%로 늘었다고 해.
-이런 결과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거야?
-탈북민에 대한 인식 변화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해. 보고서는 탈북민을 만나본 경험이 있을수록, 북한을 우호적으로 인식할수록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도 높아진다고 분석했어. 탈북민을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거세지는 상황이 탈북민에 대한 심적 거리감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 수는 3만 4000여명 정도야. '통일 대비'라는 거창한 생각 아니더라도 이들은 이미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이야. 함께 사는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봐.
◆ '15초' 침묵 후...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꺼낸 말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발언 중 15초 넘게 침묵했다며?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의 일이야. 윤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선거구 추가 조정 요구 거부 시 쌍특검법 재표결 불가'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두 차례 침묵했어. 윤 원내대표는 여야 선거구 획정 협상 상황을 설명했는데 "선거구 협정과 관련해서…."라며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지. 그는 약 7초 정도 지난 뒤에야 "민주당이 부산 남구를 2개 선거구로 (유지)하자는 제안을 한다"며 "이 안은 누가 봐도 자기 당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한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자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어.
-두 번째 침묵은 언제 있었어?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쌍특검 재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어.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 상황 자체가…."라며 입을 굳게 닫았지. 침묵은 15초 넘게 지속됐어. 현장에 있던 취재진과 의원들도 윤 원내대표를 한참 동안 바라볼 정도였거든. 윤 원내대표는 애초 쌍특검 재표결은 지난달 7일 전후로 여야 간 어느 정도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민주당이 선거 국면에 쌍특검을 활용하기 위해 재표결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어.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도 윤 원내대표의 비판에 힘을 실어줬다고?
-의원들은 민주당을 향한 조소로 윤 원내대표 지적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어. 의원들은 윤 원내대표의 '민주당이 쌍특검 재표결을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말에 "하하하" "참나" 등의 반응을 보였거든. 혀를 끌끌 차거나 고개를 젓는 의원들도 있었어. 윤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났는데 평소보다 무거운 표정이었던 것 같아. 그는 취재진 질의에 짧게 답변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어.
-다행히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며?
-여야는 지난달 29일 4·10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을 수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했고, 쌍특검법도 재표결하기로 했어. 윤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두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지. 윤 원내대표의 침묵이 통했던 걸까?(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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