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이 29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각각 부결됐다. 이로써 두 법안은 최종 폐기됐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09명, 무효 1명으로 부결했다.
또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재석 의원 281명 가운데 찬성 177명, 반대 104명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표결은 무기명 투표에 부쳐졌다. 국회법 112조 2항은 '중요한 안건으로서 의장의 제의 또는 의원의 동의로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는 기명투표·호명투표 또는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돌아온 지 55일 만에 부결된 두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쌍특검법'이 본회의를 다시 통과할 수 있는 기준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해 12월 28일 '쌍특검' 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은 재석의원 181명 전원,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의원 180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을 거부했었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 '성남의뜰' 등으로부터 정치·법조계 관계자들이 5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법안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가담한 의혹과 관련해 수사하는 법안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재의요구 이유 설명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법률안에 대해 "이 의혹 사건은 지난 정부 검찰이 이미 2년 넘게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김 여사에 대해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김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도 전인 12~13년 전의 일로서 부정부패 사건이라고 할 수가 없다"며 "특히 이 사건을 고발한 민주당 측이 특별검사까지 추천하여 수사하게 된다면 전형적인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야권 의석에선 고성이 터져 나왔다.
박 장관은 또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은 실체가 밝혀져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대장동 본류 사건과 불가의 관계에 있다"며 "그동안 검찰은 50억 클럽 사건 수사를 통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을 구속기소하고 아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비리를 주도한 김만배 등이 대장동 개발 사업의 대가로 돈을 줬다면 그 상대방은 당연히 인허가권자인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측근일 수밖에 없고 실제 법원의 재판을 통해 파견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여당을 배제한 채 야당만이 특검을 추천한다면 민주당 측 인사에 대한 방탄 수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공모할 것"이라고 했다.
재표결에 앞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쌍특검법 찬성 촉구 피케팅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 법안의 부결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재투표를 앞두고 가결 당론을 정하지 않으면서 의원들의 자율에 맡겼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