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은 25일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의사 파업 등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협상해 나가겠다면서도,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관련 '2000명 증원' 규모는 "양보할 수 없다"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24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내용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기 전에 필수 의료 종사자에 필요한 게 뭔지 들어보지 않았다, 소아 청소년과 문제 해결책을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방관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또 정부가 필수의료, 지방의료 붕괴 원인인 저수가 의료체계와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체계 등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갑자기 2000명(증원)을 발표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의 공식소통 채널을 구성해 28차례 논의를 진행했고, 의료계를 비롯해 전문가 등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130차례 이상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통해 수가 인상, 의료사고 사법리스크 부담 완화, 근무여건 개선 등 필수의료 혁신전략과 정책패키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사태가 정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 휴학하는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가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가두행진을 예고한 데 대해 "환자의 목숨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에 대해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이 사태가 길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이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다자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선 "정부는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들을 내걸면서 그것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4대 의료 패키지 전면 철회'를 저희가 받을 수 없다는 건 아닌데,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 2000명은 양보해서 최소한으로 한 거기 때문에, (의료계 측이) 이걸 협상하지 않는 한 못 나오겠다고 하면 아예 대화 안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계속 의사들이 원하는 정원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달라 했을 때 별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이제와서는 그걸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 안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그건(증원 규모 협상은) 좀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여러 여건을 고려해서 2000명 정도로 정부에서는 생각하는 입장"이라며 '2025년 2000명' 방침을 재확인하고, 교육부가 각 대학에 증원 배정을 위한 공문도 이미 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