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위20% 통보 후폭풍…탈당 '이삭 줍기' 나선 이낙연?


하위 20% 목록에 박용진·윤영찬 등 '비명계' 대거 포함
'개혁신당' 결별한 새로운미래 "민주당 의원들 맞이 준비 중"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을 통보해 당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은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당화를 문제삼으며 단체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을 통보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은 연이어 하위 통보 받은 사실을 밝히며 이 대표가 사당화를 위해 공천을 악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환골탈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제3지대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20일 비명계 윤영찬·박용진 의원은 공관위의 통보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면서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하위 10% 통보 사실을 알렸다. 윤 의원은 "이번 총선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며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들 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겠다.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 다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아 경선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의 지역구에는 친명계 비례 초선인 이수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박 의원 지역구에는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다.

19일부터 당 공관위의 현역 하위 20% 개별 통보가 진행됐다. 4선이자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은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이후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라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현역 하위 20% 결과에 대해 '시스템에 따른 객관적 평가'일 뿐이라며 친명계를 공천하기 위한 '비명계 학살'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표는 현역 하위 20% 통보와 관련해 자신은 명단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며,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반발은 '환골탈태 과정 속 진통'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며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됐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된 거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공관위의 하위 의원 통보에 관해 이재명 대표는 자신은 내용을 모른다면서도 의원들에게 공천 결과를 의연하게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남용희 기자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 입장에서는) 불합리하다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객관적 평가에 의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하위 통보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친명 또는 비명으로 갈라서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본다"며 현역 의원들은 원외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강해 하위 20%에 대한 감산을 고려해도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사당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친문(문재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공천 때는 당이 약간 혼란스럽지만, 이번에는 비선, 밀실, 사천 등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가는 건 어느 시기에도 보지 못했던 것"이라며 "당을 정상화하는 데 우리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윤영찬·전해철·송갑석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의원총회에서 공천과 관련해 이 대표를 향해 공개 비판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현역 20% 통보에 이어 1차 경선지역 개표 결과를 발표하는 등 당내 총선 주자가 확정되면, 당내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는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하기로 한 지 11일 만인 이날 '철회'를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가 다시 단일 정당으로 독립하며 '퇴로'가 생긴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결별 이후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합류를 제안하며 적극적 구애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 '새미래TV'에 출연해 "우리가 알던, 사랑했던,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주당은 죽었다. 민주당의 정신, 가치, 품격을 되찾는 민주당을 바깥에서 만들겠다"며 "지금 민주당에 계신 동지 여러분도 우리들 노력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철회하며 민주당에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 전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남용희 기자

새로운미래 측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집단반발한다 한들, 이 대표가 눈 하나 깜짝하겠나"라며 "지금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의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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