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참 걱정이 된다"라며 '속도조절론'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항간에는 이런 시나리오가 떠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진 다음 혼란과 반발을 극대화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모은 후 누군가가 나타나서 (증원) 규모를 축소하면서 원만하게 타협을 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저도 똑같이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무리수'를 던진 것이라며 "민주당 정부에서는 연간 400명을 10년간 증원하자고 제안했다"라면서 "무려 400명의 5배가 되는 연간 2000명을 당장 증원하면 지금 의대들이 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가. 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는 "정책당국이 몰랐을까. 그건 다 예측했을 거로 생각한다.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닐 것"이라며 "민생의 문제, 국정 문제를 이런 정략으로 접근한다고 하는 게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권력 사유화의 결과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덧셈하는 산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원 확대 목적을 분명하게 하고, 그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밀하게 계산하고 타협하고 협의하고 조정해야 하는 국정과제이다. 고차방정식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심각한 의대 정원 증가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의사협회 측과 협의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사건을 거론하며 "민생 파탄의 전적인 책임 있는 정부·여당이 폭력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학 다닐 때 공포스런 장면 하나 있다. 소위 사과탄 가방을 멘'백골단'이었다.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며 "사과탄과 백골단이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지적했다. 백골단은 1980년대, 90년대 시위나 파업 농성 현장 등에서 시민들을 강제 진압하던 경찰부대를 말한다.
이 대표는 해병대 故 채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해서도 "발생한 지 오늘로 7달이 지났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도 박정훈 대령 입막음, 탄압만 하고 있다"며 "수사 외압 당사자인 신범철 차관은 (단수) 공천했다. 결국 입틀막 공천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오는 4월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선 이런 폭정을 반드시 멈춰 세우고 민생 파탄, 경제 파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그들 손에 넘겨주게 되면 정의와 상식 다 무너진 그야말로 절대왕정으로 복귀하지 않을지 심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