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어수선한 개혁신당, '이삭줍기' 역효과?


與, '용산'·'내각' 출신 다수 단수공천 대상 제외
정유라, 오산 출마 선언…안민석과 악연 이어가

일부 정의당 인사들의 개혁신당 합류로 당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들이 당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사진은 이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떠나는 2030 남성 '집토끼'들, 골머리 앓는 이준석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개혁신당 당원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개혁신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상보조금 지급일(15일)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양 의원 영입에 성공하면서 6억6655만원을 받게 됐어. 13일까지 개혁신당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3000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5석을 채우면서 약 20배가량 뛴 보조금을 받게 된 거지.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5~20석의 의석을 보유한 정당에는 보조금 총액의 100분의 5가 배분되거든.

-일부 당원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양 의원이 과거 발의했던 '사고 친 공익 현역병 군입대' 법안 때문이야. 현역병 입대를 징벌로 취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고, 양 의원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지. 개혁신당의 주요 지지 당원들이 20·30 남성이잖아. 당내에서 양 의원이 이를 해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개혁신당은 적극적인 현역의원 러브콜에 나선 상태로, 현역 의원 확보에 자신감을 보인다. 사진은 개혁신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이동률 기자

-정의당 소속 정치인들의 합류도 논란이 되고 있던데. 이준석 공동대표가 난감하겠어.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인권운동가인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가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내홍이 더 거세지는 상황이야. 정당은 이념과 정책적 노선이 같은 이들이 뭉친 결사체를 뜻하잖아. 선거를 위한 결사체일 뿐, 이게 제대로 된 정당이 맞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거야. 탈당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이 대표는 정의당 출신 세력들을 두고 "당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원 달래기에 나섰어. 개혁신당 당원게시판에는 비난과 응원의 글이 동시에 올라오고 있어. 이낙연 공동대표와의 '화학적 결합'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이 대표의 고심이 깊을 것 같아.

일각에선 홈페이지 활성화 등을 위해 개혁신당 합류 후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왼쪽)와 조응천 최고위원. /남용희 기자

◆'3.8명 중 1명꼴'...개혁신당 홈페이지 찾지 않는 예비후보자들?

-개혁신당 예비후보자들을 당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며?

-맞아. 개혁신당은 이번 4.10 총선에 출마할 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을 위해 홈페이지 내 홍보 게시판을 열어뒀어. 서식에 따라 일종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형식이더라고. 이름, 생년월일, 나이, 증명사진, 출마 희망 지역, 학력 사항, 대표이력 등을 적시한 이후부터는 자유롭게 기재하는 방식이었어.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자들의 경우에만 해당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었지.

-당 홈페이지에서 예비후보자들을 소개하는 방식은 신선해 보이네. 몇 명이나 등록돼 있었어?

-1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12명이 등록했는데, 살펴보니 중복이 있어서 모두 11명으로 보는 게 맞더라고. 여기에 이름을 기재하지 않아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예비후보자를 제외하면 10명으로 줄어들게 돼. 출마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부터 대구, 부산 등이었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출마한 사람들도 눈에 띄더라고. 이들에 대한 홈페이지 이용자들의 관심도 꽤 높은 것 같아. 최대 조회수는 1226회로 게시물당 평균 856회 정도였어.

개혁신당 홈페이지 내 예비후보자 홍보 게시판. 지난 1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선관위에 등록된 개혁신당 예비후보자는 모두 38명인 반면, 홈페이지 이용자는 12명에 불과했다. /개혁신당 누리집 갈무리

-실제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명단에 비해선 초라한(?) 숫자라는 말도 있던데?

-응.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개혁신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1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모두 38명이었어. 출마 지역도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후보 등록이 이뤄졌지. 하지만 당 홈페이지에 등록된 예비후보자들이 10명인 점을 감안하면 3.8명 중 1명꼴로 홍보 게시판을 이용한 셈이야.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고자 동분서주하는 예비후보자들이 당 홈페이지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더라고.

-일각에선 개혁신당에 합류 후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아무래도 인지도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당 안팎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시각이지. 홍보 게시판에 첫 등록을 하게 될 현역 의원은 누구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공천 면접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역차별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사진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뉴시스

◆의외로 맥 못 추는 尹의 사람들?...TK 결과 주목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공천 면접을 진행하고 있어. 일부 지역의 단수공천 결과가 발표됐는데, 관심을 모았던 대통령실·내각 출신들은 어땠어?

-다수가 단수공천 대상에서 제외됐어.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경기 분당을)·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영등포을)·박진 전 외교부 장관(서울 강남을)도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여. 특히 용산 참모 출신으로는 16일까지 전희경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정무1비서관(의정부갑), 내각 출신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서울 용산) 정도야.

-대통령 측근 등은 어때?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졌던 석동현 전 검사장은 서울 송파갑 공천에서 아예 공천배제(컷오프)됐어.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언한 '시스템공천'이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국민의힘이 단수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단수공천 명단에 오르지 못하면서 시스템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관측도 있어.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이 남았기 때문이야. 경남·경북은 16일, 대구·부산·울산 등은 17일에 면접이 진행되고 다음 날 오전 단수공천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경남 지역에 용산 참모 출신들이 가장 많이 몰렸어. 따라서 여러 지역구의 현역 의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일부 대통령실 출신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안산 상록갑의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비서관은 지난 15일 면접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의 영향력은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역으로 불리함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내비쳤어.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이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이 나와. 다만 영남권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공천 결과를 두고 잡음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정치 초보'인 한 위원장이 공천 갈등을 최소화할지 지켜보자고.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가 민주당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의 낙선운동에 나서겠다며 총선 후보 기탁금 모집에 나섰다. /이새롬 기자

◆"안민석 낙선이 목표"…정유라의 '셀프 자객 출마?'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로 유죄를 확정받아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5선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낙선운동 예고(?)라고 해야 할까. 정 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경기 오산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싶다"면서 "완주 목표는 없고, 안민석을 쫓아다니며 무조건 그를 낙선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오산시는 안 의원의 지역구야. 안 의원은 6선에 도전할 예정이야.

-정 씨는 자기 계좌번호를 올리며 "기탁금(1500만원)만 모이면 인증하고 진심으로 출마할 것이다. 완주 안 해도 괜찮으신 분만 도와달라"라며 "오로지 안민석에게 내 돈 300조 원 어디에 뒀냐고 당당히 물어보고, 윤지오 데려오라고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어.

-'300조' 발언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안 의원이 매체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 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조9000억원, 지금 돈으로 300조 원이 넘는다"라며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의 시작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걸 겨냥한 것으로 보여. 안 의원은 지난해 11월 최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명예 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야.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인이라고 주장한 윤지오 씨(왼쪽)가 2019년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북토크콘서트를 연 가운데 내빈으로 참석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더팩트 DB

-정 씨는 안 의원 낙선운동에 동참할 사람도 모집한다며 "만약 기탁금이 모인다면 안민석을 쫓아다닐 파티원도 구한다. 유세 기간 딱 20분 정도 구한다. 잃어버린 저의 300조를 찾는다. 안민석만 잘라내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한 역할을 한 거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어.

-정 씨 발언을 보니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낙선 운동을 펼쳤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떠오르네. 이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어차피 사퇴할 건데 토론회에 왜 대선에 나왔느냐'는 박근혜 후보의 질문에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다. 저는 박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었어. 다만 이후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됐지.

-정 씨와 안 의원의 악연은 올해에도 이어지는 것 같네. 안 의원은 친명(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돼. 비명(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올드보이 청산론'을 이유로 인적 쇄신에 나선 이 대표가 5선 중진인 안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와. 총선을 앞두고 안 의원에게 험난한 풍파가 몰려온 것 같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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