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정수 기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당의 경남 양산을 출마 요구를 수용하며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위해 제가 더 쓸모 있게 쓰인다면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또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사실 얼마 전까지 고향의 유권자들께 고향을 지키고 지역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려왔다"며 "하지만 당이 처해있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기에 외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횡포에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한 석이라도 이기는 것이 나라를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일이기에 기꺼이 광야의 길을 가겠다"며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의원에게 부울경 최대 격전지이자 여당에는 험지로 통하는 낙동강 벨트 출마를 요청한 바 있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와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9개 선거구를 뜻하며 이 중 북강서갑(전재수), 사하갑(최인호),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정호), 양산을(김두관) 등 5개 지역이 민주당 지역구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며 "2011년 경남의 험지 김해에 출마할 때도, 2016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탄핵 이후 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도 당의 부름에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가고 싶은 길보다 가야 하는 길을 택했다"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고향을 끝까지 고수했는데 당의 요청을 수용한 이유'와 관련해 "당의 현실도 나라의 현실도 굉장히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를 거절하기 힘들었다"며 "만약 거절했다는 '김태호는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는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다. 생각의 중심을 나에서 당으로 옮길 수밖에 없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반발해 공천에서 탈락했고, 이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자신의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출마, 3선 고지를 밟은 바 있다.
김 의원은 또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이 더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지금은 가장 어려운 상황이고 쓸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 '풀가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와 총력을 다 모으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의원 외에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은 영남 중진 의원은 5선의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과 3선의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다. 서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으로 지역구를 옮겨달라는 당의 요청을 수용해 지난 7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해 지역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조 의원은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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