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정수 기자] 여야는 1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확대 적용 2년 유예안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당은 "민생의 절절한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노동자 생명 안전을 우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처법 적용 2년 유예안을 여야 합의로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를 위해 중처법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대신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산업안전보건청을 2년 후에 개청하자고 제안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최 전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의 요구를 그동안 들어줄 수 있는 것은 다 들어줬고 마지막으로 야당이 요구하는 것이 산업안전보건청 설치인데, 명칭을 산업안전보건지원청으로 바꾸고 기관의 역할도 예방, 지원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고용노동부에 설치하는 것을 협상안으로 민주당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 지난 2년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공식 사과, 2년 유예에 따른 재해 예방 준비 계획과 예산 지원 방안 마련, 2년 유예 후에는 반드시 이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경제계의 공개 약속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를 수용했지만 이후 민주당이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요청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수용한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를 전제로 하는 국민의힘 협상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의총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 안전이 더 우선한다는 기본 가치에 더 충실하기로 했다"며 "여당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당은 민주당을 향해 "협상안을 끝내 걷어찼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산업안전보건청 설치가) 협상의 최종 조건이라고 우리 당에 이야기했기에 이를 수용하겠다는 전향적 자세로 협상안을 제시했음에도 (민주당은) 800만 근로자와 83만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소수 여당으로서 입법적 조치를 통한 문제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며 "어쨌든 정부와 함께 사고가 나지 않는 조치와 법적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안을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