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총리 "'이태원참사특별법' 국민 분열과 불신 심화 우려"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대통령 재의요구안 의결
희생 예우하고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 적극 추진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이태원참사특별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어 정부에 이송됐다.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가 행정력과 재원을 소모하고, 국민의 분열과 불신만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특별법안은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며 "그러나 그간 검경의 수사결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추가적인 조사를 위한 별도의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우리 국민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조사위원회가 운영되어야 한다면, 이는 모든 법률이 그렇듯 헌법 질서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번 법안에 담긴 특별조사위원회는 그 권한과 구성에서부터 이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번 법안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는 동행명령, 압수수색 의뢰와 같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 위원회를 구성하는 11명의 위원을 임명하는 절차에서도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의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면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로서는, 이번 특별법안을 그대로 공포해야 하는지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다만, 유가족과 피해자 그리고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정부도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취지에서 여야간에 특별법안의 문제가 되는 조문에 대해 다시 한번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정부는 유가족과 피해자 여러분의 요청사항에 귀 기울이며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유가족과 피해자께서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재정적, 심리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안타까운 희생을 예우하고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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