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합당 행보에 이어, 새로운미래(인재영입위원장 이낙연)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미래대연합이 공동 창당을 공식화했다. 보수·진보 진영에서 크게 '중텐트'가 마련되면서 총선 전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양 측의 지난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대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음달 4일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단일 정당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가칭 '개혁미래당'이란 이름으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정치 개혁 등 개혁을 선도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미에서 당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득권 혁파와 정치혁신, 사회 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고자 공동 창당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이 ‘당대당 통합’을 발표했다. 합당 이후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되, 총선 이후 한국의희망으로 바꾸기로 했다. 제3지대 신당이 크게 두 쪽으로 수렴된 후 이들의 ‘빅텐트’에 관심이 쏠리면서 벌써부터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모양새다. 이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이 출범해서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합쳐져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며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이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은 "당명은 임시로 개혁미래당 으로 정했지만, 국민 공모를 통해 정식 당명을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양 측의 연대 파급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의 수장을 거쳤던 인물들인 만큼, 선거 판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이들의 연대에 관한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지역구 및 비례대표 배분 등 공천 문제 비롯해 지도부 구성 등의 과제가 산적한 데다, 양측이 추구하는 기치가 다른 만큼 합당시 소구력이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반면 선거에서 유리한 '기호 3번' 프리미엄 위해서라도 이들이 연대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개혁미래당 측엔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이, 개혁신당엔 양향자 의원이 있다. 이들이 한 정당으로 모여도 정의당(6석)을 앞서기 위해선 현역 3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서로를 향한 구애 작업보다는 밀고 당기기 전략에 나섰다. 통합 빅텐트 논의에 선을 그으며 몸값을 키우는 작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 측은 현역 의원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고, 지역세가 이 대표보다 더 뚜렷하다는 경쟁력이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데다, 여론전에서 이 위원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일각에서는 양 측의 합당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CBS라디오에서 "당을 합치려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온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만 나타날 것"이라며 "(빅텐트보다는) 국민이 그래도 가장 관심을 갖는 정당으로 몇 개 정도가 합쳐지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개혁신당 측에 개혁미래당을 제외하고 일부 세력만 함께 가는 게 더 낫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텐트가 아닌 한국의희망, 금태섭 세력만 뭉쳐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수민 평론가는 "상대적으로 개혁신당 쪽이 대중성에서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도권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합당할 경우에는 선거 판을 흔드는 효과도 있지만, 지지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부분을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평론가는 "오히려 급하게 고개를 숙이는 쪽이 불리하다는 생각을 양쪽 모두 갖고 있을 것"이라며 "주도권 싸움을 위한 밀당이 2월에서 3월 초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