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력난에 기차 전복사고 발생…400명 이상 사망"


"병원 간 중상자도 치료 못 받아…당국은 여론통제"

함경남도 단천 일대에서 지난달 26일 여객열차가 전복해 4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북한에서 여객열차가 전기부족으로 해발 700m 고개를 넘지 못해 전복되는 사고로 4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16일(현지시간)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6일 저녁 평양-금골행 열차가 단천 일대에서 노후화된 철로와 전력난으로 고개를 넘지 못해 전복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금골행 열차는 함경남도 단천역을 지나면 동암역에서부터 리파역 사이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동암-수촌-신평-리파역까지 철로는 해발 약 700m에 위치해 있다.

소식통은 "리파역으로 올라가는 철로에 기관차 견인기 전압이 약해 헛바퀴를 돌다가 (열차가 전체적으로)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기관사가 열차 제동을 걸어 수습하려 했지만 (낮은 쪽으로 뒤로) 밀려내려가는 열차에 가속도가 붙어 신평역에서 산굽이 돌 때 가운데 열차가 탈선됐고, 열차 뒷부분 객차들이 산 밑으로 떨어졌다"며 "이후 동암역으로 내려가면서 연이어 열차가 탈선돼 (골짜기로) 굴러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여객 열차는 일반적으로 9~11량을 연결해 운행한다. 앞쪽 1~2량은 간부 전용 상급열차이며 이어 수화물 차량 1량, 일반승객용 7량이 연결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된 2량의 상급열차는 탈선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7개의 열차는 전복돼 탑승한 주민들이 대부분 사망했다. 열차 1량 정원은 60명으로 사망자 수는 4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소식통은 "이 사고는 중앙에 보고됐지만 당국은 사고 사실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열차가 전복된 단천일대를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주민여론 통제에 급급하다"며 "구출돼 단천시 병원으로 호송된 중상자들은 항생제 등 해열제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대부분 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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