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과세 철폐·재건축 속도전 주문…"규제 발상 버려야"  


일산 찾아 국민 토론회…총선 앞 민생 행보
"정부 정책 타깃은 중산층, 서민"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경기 고양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민생 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 타파를 강조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1기 신도시를 찾아 전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부각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등 과도한 규제 철폐와 재개발·재건축 속도전 등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정책 타깃(대상)은 어디까지나 중산층과 서민"이라고도 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을 겨냥해 주택 문제에 관심이 높은 중도층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새해 정부 업무보고 겸 두 번째 '민생 토론회'는 이날 고양시에서 아람누리에서 각계각층의 국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약 80분간 열렸다. 특정 현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주택 안정화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부 부처 관계자, 공무원들을 향해 부동산 규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공공복리는 고도의 공공성이 있을 때만 제한할 수 있는 거지, 마음대로 규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탄생했는데 도대체 정부가 무슨 근거로 (주택 재산권 행사를) 막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는 주민의 권리 행사를 규제한다는 발상 자체를 버리고 사고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주거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 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재개발을 막았는데 그렇게 되니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르는 모순된 현상이 빚어졌다"고 지적하고, "우리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에 관한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과세는 오히려 중산층과 서민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비합리적인 과세를 철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집값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징벌적 과세'를 해온 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또 "임대주택이나 건설 산업과 관련해서 물건을 보유한다는 자체만으로 보유세나 거래세, 양도세를 중과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산업이 발전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이 피해본다"면서 "이런(다주택자 대상) 중과세를 철폐해서 서민들이, 임차인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 일산동구 백송마을 5단지를 방문해 세대 내부를 점검하며 안방 천장과 벽의 곰팡이 문제에 대한 거주민의 고충을 청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달라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제공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와 '임대사업자 및 다주택자 대상 징벌적 과세' 지적은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실정'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대 대선의 패인으로 꼽을 만큼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현 정부의 달라진 부동산 정책 방향을 중도층 유권자에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에도 서울 중랑구 모아타운 현장 점검에 나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타파를 강조하는 등 부동산 정책 행보를 이어왔다.

정부도 이날 다양한 주택 정책을 내놓으며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년부터 주택 공급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탈바꿈 해나가겠다"며 "재건축 ·재개발은 지금까지는 규제의 대상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지원 대상으로 모드를 전환하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주택 정비사업이 빨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준공 30년이 지난 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또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총 12조 원의 미래도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금 조달도 지원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는 2027년 윤 대통령 임기 내에 첫 착공해서 2030년에는 입주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 추진하겠다"고 했다.

세 부담도 경감한다. 앞으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소형 주택(전용 85㎡ 이하, 취득가격 6억 원 이하)은 세제 산정 시 주택수에서 제외돼 기존 보유 주택수에 해당하는 세율만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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