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부, 향후 경제 정책은 위키피디아처럼" 


尹 대통령 "국민 문제 현장 해결, 자유 증진 차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현장 행정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민생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 올해 1차 정부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역할은 국민 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고, 국민이 느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민 요구를 빠르게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으로의 경제 정책은 위키피디아처럼 국민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을 업데이트(개선)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앞서 오전에 열린 1차 민생토론회 논의 내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위한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보고받고, 각계각층에서 모인 130여 명의 국민, 전문가 등과 토론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첫번째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자유 시장 경제가 우리 경제 성장을 위한 기본 체제"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측면에서 국민 자유와 선택을 저해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 어려운 점을 현장에서 바로바로 해결하는 것 또한 자유를 증진시키고 선택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의견을 현장에서 바로 수렴하고 문제 해결책을 찾는 '현장 중심 행정'은 현 정부가 지향하는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도 적합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리에 함께한 최 부총리도 "앞으로의 경제 정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위키피디아처럼 국민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정책을 업데이트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온라인상에 직접 지식과 정보를 올릴 수 있고, 이미 등록된 지식과 정보를 수정·보완할 수 있는 백과사전 형식의 웹사이트다. 윤석열 정부의 '현장 행정' 국정운영 기조에 맞춰 국민과의 '쌍방향 정책 수립' 방침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또한 전반적으로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성과를 체감하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으로 진단하면서, 민생 회복에 주력하고 잠재적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경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위한 과제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상반기 2%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농수산물, 에너지 등 가격 안정을 위해 11조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전기요금, 이자 비용,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소상공인 응원 3대 패키지'를 시행한다는 '민생 안정' 분야 방향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장과 온라인에서 참여한 소상공인, 주부, 청년, 중소기업인, 개인투자자 등 국민 130여 명이 참석해 각자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국무위원 등 정책 책임자가 현장에서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어려움이 여전하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에너지 비용, 세 부담, 이자부담 등 경감 정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소상공인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과 정부가 힘을 함께 모으고 있으며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신용회복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답하고 '대출 연체 이력 삭제'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한 참석자가 "R&D(연구개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재임 중 R&D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면서 "국민 경제를 살찌우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R&D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본인을 '개인 투자자'라고 소개한 한 청년은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공매도 금지 조치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후속 대책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전자 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될 때 (공매도 금지 조치를) 푸는 것이지,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예상 시점에 대해 박 수석은 "조속한 시일 내에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을 두고 오는 4월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민생 안정 정책으로 올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과 취약계층 생계비 부담 경감, 소상공인 각종 감면 및 재정지원, 상반기 카드 사용액 증가분 20% 소득공제 적용 등을 내놨는데,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박 수석은 건전재정 기조를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다며, "확정된 예산 내에서 조기 집행하는 등 운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건전재정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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