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청룡'의 해다. 용(龍)은 신성하고 상서로운 영물로 여겨지는 상상의 동물이다. 동서양에서 설화로 전해져 내려오는 친숙한 동물이기도 한데, 동양권에서는 예로부터 권력을 상징하는 영수(靈獸)로도 비유되고 있다. 조선 임금의 시무복인 곤룡포에는 용의 무늬가 수놓아져 있으며, 왕의 얼굴을 '용안'으로 불렀다.
올해는 오는 4월 10일 총선이 실시되는 만큼, 정치권은 매우 중요한 해로 볼 수 있다. 22대 총선은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와 함께 여야의 건곤일척 승부에 권력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녔다. 선거구·선거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 '용띠' 의원들은 더 높은 비상(飛翔)을 꿈꾸고 있다.
국회 누리집에 등록된 의원들의 생년월일로 기준으로 분류하면 현역 의원 298명 중 용띠 의원들은 27명이다. 정치권에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76년생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김용민 민주당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사생활 논란 등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으로, 각각 초선이다.
52년생은 두 명인데,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노동운동가 출신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한다. 이들 모두 3선 중진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해는 시원하게 무엇 하나 풀어내지 못하는 정치를 해서 국민에게 굉장히 죄송한 해였다"면서 "올해는 청룡이 승천하는 기상처럼 대한민국의 기상이 더욱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길 바라고, 국민이 충실하게 생업에 종사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행복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군포시를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지난해 노동자의 과로사와 여러 산업재해 등을 언급한 뒤 "올해에는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지역화폐 등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새해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주인공, '청룡의 띠'를 가진 이들은 제법 많다. 64년생 중 여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김도읍 의원과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았던 윤영석 의원(이상 3선)을 비롯해 송석준, 이태규, 임이자(이상 재선), 김희곤(초선) 의원 등 6명이다.
임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해엔 여야가 정쟁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지만, 새해에는 의젓한 정치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대화와 타협을 우선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뿐 아니라 지난해 냉해와 수해로 힘들었던 제 지역구(경북 상주·문경) 시민들을 위해 숙원 사업을 완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64년생 용띠 민주당 의원은 15명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이인영 의원(4선)과 김민석, 서영교 의원(이상 3선) 고용진, 김성주, 김종민, 신정훈 의원(이상 재선) 강준현, 권인숙, 박영순, 서동용, 서영석, 윤영찬, 이용빈, 임호선 의원(이상 초선)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역 일정을 챙기며 총선을 대비하고 있다.
원외 인사 중 눈에 띄는 용띠 정치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청년 참모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꼽을 수 있다. 88년생인 그는 원내 입성을 노리고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으로서 윤석열 정부와 우리 당을 위해 앞장서서 (야당과) 많이 싸웠고, 최전방 공격수로서 더 잘 싸우기 위해 부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