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격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분열을 우려하며 통합과 혁신을 주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내년 초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들은 당 내홍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오찬 회동에 배석한 권칠승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당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이 다 대표에게 있다"며 "이 대표가 책임감을 가지고 최근의 상황을 수습해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는 2010년 지방선거 때 통합은 최선이고 연대는 최선이고 분열은 최악이라고 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당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여러 가지 그 당시 상황과 경험을 알려줬다.
정 전 총리는 특히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에게 거사 전 했던 '현애살수'(懸崖撒手, 비장한 각오로 벼랑 끝에 움켜쥔 손을 놓는다)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필요할 때 결단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면 당과 나라,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뼈 있는 조언을 했다.
정 전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혁신 경쟁을 선도해달라"며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민후사'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대표는 '선민후민'의 정신으로 정책을 만들고 당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단합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고, 검찰 독재로 가는 이 길을 막는 것이 민주당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의무"라면서도 "최근 (당내)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가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선 중도층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의 성패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에게 "공천 문제는 매우 스마트하고 나이스하게 진행해 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분열 양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특별히 당부했다.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에 대해선 여야가 빨리 결단하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비상한 시기라는 데 공감했다. 또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당내 통합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조화롭게 이루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와 회동에서 통합형 비상대책위 전환과 구체적인 혁신 방안에 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민주당 내 혁신파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통합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