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하루만인 14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데 뜻을 모았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중진 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현실적으로 당대표가 궐위됐을 때 6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 등 그런 기준으로 물색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의견을 모은 건 아니지만 공동비대위원장보다는 한 분이 하는 게 훨씬 조직을 운영하는 데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비대위원장'을 언급한 그는 이에 대해 '현직 장관과 선을 긋느냐'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와 현직 장관 선 긋기는 인과관계가 성립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라는 건 '저런 분이 우리 간판으로 선거 치르면 좋겠다, 그럼 국민이 국민의힘을 더 지지할 거 같다' 이런 상징적인 분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지금 거명되는 분 외에도 더 나은 분이 있을 수 있다"며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에 대해서는 "비대위 출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예정된 공관위 출범 일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서 "당헌·당규상 1월 10일까지 공관위 구성이 돼야 한다"고 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비대위원장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비대위·공관위·선대위 등 세 가지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어떻게 할지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여러 의원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대표가 당대표 사퇴와 함께 지역구 불출마 선언도 해야 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당대표직에서 내려와 당에 혁신의 길을 터줬다. 그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 권한대행은 전날 사퇴한 김 전 대표를 두고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를 맡아 많은 수고를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또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용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 김 전 대표의 결단을 온전히 혁신의 그릇으로 옮겨 담아 당을 정비하고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 당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권한대행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야당보다 더 진정성있고 더 빠르게 혁신하는 것"이라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개인의 생존보다 당의 승리를 우선할 때만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지명직 최고위원 등 임명직 당직자들이 전날(13일) 일괄 사퇴의사를 밝힌 데 대해 윤 권한대행은 "당 위기상황에서 당무 공백을 만들수 없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며 "사표 수리 결정은 새로운 지도부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