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 반전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 처리 시 이탈표를 막기 위해 당 지도부에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10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방지를 부탁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문제를 짚으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는 안중에도 없습니까? 김 여사 특검 때문에 총선 앞두고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늦추고 총선 준비를 모두 늦춘다? 진짜 하루빨리 공천해서 뛰게 만들어도 부족할 수도권은 다 포기하고 선거 한 달 전에 공천해도 되는 영남 공천만 고민합니까?"라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윤)대통령의 부탁은 부적절하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현재까지의 공식입장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이다"라며 "그렇다면 여론의 70%가량이 원하는 특검을 받아서 민주당의 무리를 증명하는 것은 국정의 큰 반전 도구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한 스타검사 이력으로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삼는 대통령이 영부인의 특검을 막는 것을 당 지도부와 상의했다는 모순을 왜 만들어 냅니까?"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부탁의 부적절성을 차치하고 대통령의 내밀한 요청을 언론에 공개해서 대통령과의 주도권 싸움을 했으니, 이제 대통령과 당과의 소통은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김 여사에 대한 의혹 중 일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루어졌고, 실제로 무혐의가 났다"면서 "검찰의 수사와 특검의 수사 결과가 다를 수가 없다면 특검을 받아들여야 되고, 그것도 28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더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총선 앞두고 더 빠르게 이 의혹을 털어낼 수가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아울러 "다들 미쳤습니까? 리버스(반대)로 '김건희 방탄' 프레임에 걸려들고 싶습니까?"라며 "지난 몇 년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개인의 것이 아니고 그를 보호하는 당의 문제라고 공세하기 위해 '이재명 방탄' 소리를 외치던 추억이 있다면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에 거부권이 행사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예측이 안 됩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에는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재의결을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게 들어올 것이고, 대통령께서 행사하신 거부권이 아니라 민주당이 전략을 짠다면 '재의결을 하지 않는 여당'에게 국민의 비난이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그 여론 딱 7년 전 이맘때 있었던 탄핵 표결 때 안 겪어 봤습니까? 굳이 이걸 또 찍어 먹어 보겠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 프레임을 걸고 간신배들의 조언을 따라 표결로 승부보지 않고, 당내 화합을 이끌었다면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 박 대통령에게 겸허하게 민심을 따르고 대통령으로서의 당내 일방주의를 반성하자는 말을 하지 못했던 그 과오를 지금 와서 되풀이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