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의 "나혼자 산다. 불륜, 사생아, 가정파괴 드라마가 저출산의 원인이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저출산 문제 인식은 정말 나혼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직격하며 비판에 나섰다.
양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1인 가구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왜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자리에 있는 분들이 반대로 TV 프로그램을 없애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출산율이 왜 계속 바닥을 치고 있는지 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의원은 "저출산의 원인은 명확하다. 청년층의 취업 경쟁, 고용, 주거, 일·가정 양립 문제가 해결되면 TV에서 어떤 걸 방송해도 우리나라 청년들도 결혼하고 자녀를 가지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획기적인 정책을 계속 실행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여당은 TV 프로그램 편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고, 저출산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전문가·청년부부를 만나 저출산 현상의 원인과 대응 방향을 듣고 있다며 한가한 보도자료나 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며 "본인부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보도자료,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끊임없이 제시하겠다"며 정부·여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앞서 서 의원은 지난 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에) 온통 '나혼자 산다', 불륜, 사생아, 가정 파괴 드라마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방송사 프로그램 편성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저출생 원인이 사회 문제가 아닌 미디어의 문제라고 탓을 돌린 것이다. 서 의원은 이어 "이제라도 (방송사가)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많이 개발해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권은 서 의원 발언 이전에도 저출산의 원인이 방송 프로그램에 있다고 한 바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당시인 지난해 11월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나혼자 산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너무 인식이 되는 것 같다"며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인식"이라며 저출산 사회가 미디어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