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조용채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28일 "CCS(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지금 당장의 국내 기술 성숙도와 해외 기술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해외 CCS 사업이나 컨소시엄 진입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8 간담회에서는 더팩트와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주최한 'CCUS 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방향 토론회'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원천 기술 개발과 실증 연구 및 상용화 단계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2030 CCUS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시급성을 고려할 때 달성하기 어려운 요소 기술 개발 자체에 힘을 기울이기보다 실증 연구, 상용화 등 개발 단계가 현저히 다른 요소 기술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쏟는 예산과 연구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우리는 CCS 사업 착수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교수는 국내 CCS 시장을 위해 국내 보유 기술과 해외 기업 기술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천기술의 국산화와 내재화는 중요한 가치로 꼽히지만, CCS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모든 요소 기술을 단계별로 내재화, 국산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조 교수는 "탐사 다음 단계인 시추 역시 고온, 고압의 지하 깊이 구멍을 뚫어서 수행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상당한 노하우와 경력을 가진 슐럼버거(SLB)나 Halliburton과 같은 소수의 공룡 서비스 기업이 대부분의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이런 노하우와 기술을 단기간에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적절한 선에서 해외 기술의 도입을 통해 CCS 사업 자체를 진척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더팩트>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원 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한국자원공사가 주관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민배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와 박기태 건국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이 연구원과 조용채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왕지훈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최연우 산업부 에너지정책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