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조국 신당'에 골머리 앓는 與野


"이준석 신당, 국민의힘 후보 떨어뜨릴 정도는 될 것"
"민주당, 조국과 선 그어야...외연 확장 어려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등장하면 총선에서 4~50석 날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전 대표의 지지기반이 수도권·중도·청년이란 점에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에서 '신당 창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에,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조 전 장관 모두 확실한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신당이 출현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이 전 대표의 신당과 조 전 장관의 신당에 대해 여야의 셈법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의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만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전 대표가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비윤계'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우려가 나온다. 최근 TK 지역에서 '이준석 신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위기감은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TK에서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섰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며 "강남 3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봤듯 젊은 층의 이탈이 심각하다"며 "이 전 대표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지금 이걸 대체할 사람이 없다"고 우려했다.

영남권은 여론조사의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영남권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것과 창당 후 실제 지지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이 전 대표가 지역 분위기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영남권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TK 정서는 PK와 또 다르다. 유 전 의원도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준석·유승민 신당이 창당할 경우 민주당은 8.5%포인트, 국민의힘은 4.3%포인트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당내에서 '이준석 신당'에 대한 위기감을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도 "선거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데 이 전 대표는 중도층에서 지지받는 인물"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설도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려와 함께 불만이 나온다. /장윤석 인턴기자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설에는 여야의 반응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중도층에서 반감이 큰 조 전 장관의 출마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조 전 장관의 출마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다 조 전 장관이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비법률적 방식의 명예 회복"을 거론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조 전 장관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신당 창당설에 힘이 실렸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전국구용 신당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데 저 역시 이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조 전 장관도 얼마나 억울하겠나"라며 "전국구 공간이 열리게 되면 조 전 장관도 자기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것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은 당원이 아니다. 당과 상관없다. 창당한다면 더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애써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내에 조 전 장관을 많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된다면 '조국 신당'은 의석 확보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불만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누가 조 전 장관의 출마를 반길 수 있겠냐"며 "조 전 장관 주변에서 자꾸 부추기는 걸로 알고 있다. 조 전 장관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불쾌해했다. 실제 창당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신당을 창당하려면 이미 움직였어야 했다. 실제로 창당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13일 YTN 라디오 '이슈&피플'에서 "조 전 장관은 최근 화제의 중심에 계시는데, 이분이 총선에 출마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하시는 걸 보면 정치에 생각이 있어 보인다"며 "그런데 이분을 데리고는 외연 확장을 할 수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는 (조 전 장관과) 선을 그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함께 가자는 메시지가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조 전 장관이) 큰 틀에서 민주 진영, 우리 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어떻게 가는 게 좋을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시지 않을까"라며 "조만간 한번 뵙고 말씀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p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