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정수 기자] 국민의힘은 9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악의적인 정치적 의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소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두 60명의 발언자를 지정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4개 법안과 관련해 의원 1인당 3시간 이상씩 모두 180시간 이상의 반대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국민의힘이 예정대로 180시간 이상의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면 본회의가 이튿날까지 진행되는 만큼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면 이날 본회의는 예정에 맞춰 종료되고, 72시간 이내에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이상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된다.
윤 원내대표는 "네 가지 악법에 대해 소상히 알리고 호소드리고 싶었지만 방통위원장을 탄핵해 국가 기관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정치 의도를 막기 위해서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설마 자기들이 의사일정을 변경해서 처리하려는 법과 관련해 스스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에 반대 기회를 주겠다는 민주주의 근본정신인데 이를 훼손해 가면서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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