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 2024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 등장에 앞서 로텐더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피켓을 들거나 고성·야유를 지르지 않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회의장 밖에서는 시위를 이어간 것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 당시 "여기 보고 가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국민을 두려워하라', '민생 경제 우선', '국정기조 전환', '민생이 우선이다' 등 손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 입장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은 오전 9시 41분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를 찾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 본청 입구에서 윤 대통령 입장을 환영하며 악수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일제히 침묵을 이어가며 피켓을 들고 있었다. 피켓 시위 속에서 한 의원은 "여기 보러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심장이 터지려는데 간신히 참았다고 하는 의원님들도 계셨다. 전하고픈 말이 많은데 국회가 절제된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려다 보니, 일부 의원님 사이에서는 국민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올라와서 상당히 좀 힘들었다는 분도 계신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 국회 등장 전 대통령 경호처와 민주당 의원들의 갈등도 빚어졌다. 한 경호원이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이 오니깐 (피켓 시위를) 옆으로 좀 비켜 달라"고 요구하자,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이 "옆으로 가면 된다"며 크게 항의하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피켓 볼 수 있게 보좌진들도 좀 앉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도착 이후 시정연설 전 진행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 사전환담'에서 15분가량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