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예산 전쟁' 與野 대치 2라운드 열린다


노란봉투법, 방송3법 뇌관 곳곳에
尹대통령 31일 시정연설…657조 예산 줄다리기

31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657조원 규모의 2024년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장면.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31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657조원 규모의 2024년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국감)를 마무리한 후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두고 '국가 경제를 내팽개친 예산'이라고 했고, 정부·여당은 원안대로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전면전 2라운드가 예상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지난해처럼 대통령실에서 '감 놔라 콩 놔라' 하는 식으로 예산을 심사할 생각이라면 아예 여당과 협의 자체를 하지 않겠다"며 "이번 예산은 정부가 전체적으로 민생 문제, 우리나라의 미래, 국가 경제를 다 내팽개친 예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예산안에는 저희가 듣도 보도 경험하지 못한 예산안을 정부가 제출했기 때문에, 이번 예산안에 대해서는 예결위 위원님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예결위로 다 부담을 덜어내기보다는 상임위 차원에서 훨씬 더 꼼꼼하게 예결위 심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역시 긴장하는 눈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야당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상임위 심사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대응해 주시고 예결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께 제대로 설명하고 법정기한 내 예산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던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월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11월 3·6일 경제 부처 예산 심사, 7·8일 비경제부처 예산심사, 9·10일 종합정책질의 이후 14~17일엔 감액 심사가 예정돼있다. 20~24일에는 증액 심사가 이뤄진다.

다만 여야간 팽팽한 대치 노선에 올해 예산안 처리도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헌법에 따라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의결해야 한다. 따라 오는 12월 2일까지 국회는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국회는 예산안,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한 심사를 11월 30일까지 마쳐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다음날인 12월 1일에 상임위에서 심사를 마치고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1988년부터 2014년 법정 시한을 준수해 예산안이 처리된 경우는 고작 6차례에 그쳤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에도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고작 2차례(2014년, 2020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31일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간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쟁정 법안을 두고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한 거부권을 또다시 행사한다면 예산안 처리 역시 불투명하다. 현재 야당이 통과시키기로 선포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에 대해서는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태다. 만약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고, 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더라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연말 정국은 또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각종 의혹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최소 4건의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감사원의 정치감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YTN 지분 매각을 포함한 방송장악 시도 등에 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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