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현충원=조성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박정희 정신'을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11년 만에 참석하는 등 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하며 총선을 염두에 둔 '보수 대통합'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이 나라의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하셨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고 업적을 기렸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일구어 놓으신 철강산업, 발전산업, 조선산업, 석유화학산업, 자동차산업, 반도체산업, 방위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며 "취임 후 전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습니다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 내신 이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늘 해외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며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추도식에서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악수하고 나란히 묘소를 참배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해 4월에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과거 국정농단 수사 등에 대해 "늘 죄송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을 회복하며 조금씩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회의원 시절 즐겨 찾던 대구 달성 현풍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13일에는 사저를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을 만나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의원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