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여당 집중 공세…레임덕 가속화 노림수?


양평고속도로 논란·채 상병 수사 외압 등 부각
野 "국민 삶 개선, 의혹 해소에 집중하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과 고(故)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코너에 몰린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생과 경제는 물론 윤석열 정부를 직접 겨냥한 의혹 제기 등 전방위적으로 몰아붙이는 모습이다. '정부 견제론'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 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켜 내년 총선 승리를 이어가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휴게소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 세금으로 휴게소를 거의 다 지어놓고,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수년간 수혜를 입은 업체에 종점 변경으로 인한 막대한 혜택까지 몰아주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당 이소영 의원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변경된 강상면 종점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 건설되는 남한강 휴게소 운영권이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 운영하는 업체에 석연치 않게 넘어갔다는 의혹"이라며 "한국도로공사가 새로운 운영 방식을 갑자기 도입해 특혜를 주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가 '채 상병 사건' 관련 기록이 경찰로 이첩되기 전부터 9차례에 걸쳐 기록 열람을 요청하며 군 검사에 전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윤 대통령이 검찰까지 동원된 수사외압 시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정의당 등과 채 상병 순직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작성한 수사결과보고서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결재를 번복한 점과 수사 결과에 대한 은폐·축소 의혹 등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윤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은 경제위기에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낙관론만 주문 외듯 외우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수사 방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퇴임 후에라도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 심사는 국회 소관 상임위 최대 180일과 본회의 숙려기간 최대 60일을 거쳐 최장 240일(약 8개월)이 소요됨에 따라 특검법이 21대 국회 회기 안에 처리될지 미지수다.

민생·경제 분야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苦) 위기에 수출 부진과 경기침체가 극심한 가운데 가계부채마저 위험한 상황"이라며 "국민은 경제위기에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낙관론만 주문 외듯 외우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 현상은 국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사업이 백지화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편파 수사, 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둔갑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임명직 당직 개편에 대해서도 '꼬리 자르기'라며 혹평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선거 참패의 원인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부 지적에도, 임명직 당직자의 뜬금없는 사퇴로 마무리됐다. 용산 출장소답게 꼬리 자르기 쇼를 답습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도 "윤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지도부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해 고조됐던 계파 갈등도 소강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여당에 앞서는 등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한 모습이다. 다만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게 야당의 역할"이라며 "총선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국민 삶의 개선과 국민이 요구하는 의혹 해소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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