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체제 유지한다..."대표 중심 쇄신안 마련"


15일 긴급 의원총회..."지도부 흔들기 안돼, 당 단결해야" 의견 모여
김기현 사퇴 목소리도...김웅 "의총 왜 했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규 전 사무총장, 유상범, 강민국 전 대변인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폭풍에 빠진 국민의힘이 15일 현 김기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보궐선거 패배 이후 불붙은 쇄신 논쟁이 5일 만에 봉합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뚜렷한 쇄신안이 보이지 않으면서 당정관계 재정립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4시간가량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보궐선거 패배 이후 쇄신 방안과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 정당의 면모를 위시해서 민생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김 대표 등의 사퇴 의견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제가 발표한 내용에 컨센서스(합의)를 이뤘다"고 말을 아꼈다.

윤 원내대표는 "김기현 대표께서 변화와 혁신에 관한 구상을 말했다. △당의 혁신 기구와 총선기획단을 출범하고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해서 활동할 계획도 말씀하셨다"며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통합형 당직 개편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당과 정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며 "당내 소통도 강화해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분의 의견을 의사 결정 전에 수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총은 소속 의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기현 지도부를 유지해 총선 때까지 단합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2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했으나 김 대표 등 선출직 지도부 사퇴 의견도 나왔으나 소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의 사퇴 요구가 많지는 않았다"면서도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임명직 당직자 사퇴만으로 우리 당이 바뀌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수도권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의총 중 취재진과 만나 김 대표 사퇴와 관련해서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 언론에서 말씀하시는 분들"이라며 "저는 사퇴라고 말을 안 했다. 만약에 사퇴한다면 대안이 뭐냐, 대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하는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2~3개월 전에 수도권 위기론을 처음 제기했다. 위기를 위기로 못 느끼는 게 우리 위기라고 했다"며 "엄중한 상황 인식을 위해 지역별, 연령별, 세대별, 계층별 정밀 여론조사를 통해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대통령실과 정보 공유하고 또 어떨 때는 설득의 과정도 가지며 궤도를 수정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정우택 의원은 의총 중 취재진과 만나 "지금 전체적으로 반성하는 분위기고 누구의 잘못이라는 얘기는 많이 안 나온다"고 전했다. 윤두현 의원도 "(지도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라고 했다. 박성민 의원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단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비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도 나왔다. 김웅 의원은 의총 도중 취재진과 만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강서구청장 선거를 단결 안 해서 졌나. 단결을 너무 잘해서 진 것 같은데 또 단결하자 그러면 지자는 뜻"이라면서 "분명히 바꾸라고 하는데 바꾸지는 않고 단결하자, 우리는 다 잘했다, 이런 이야기 하려면 의총을 뭐하러 하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의총장에서) 모두 (윤석열) 대통령 말을 들은 거지 (김기현) 대표 생각이 아니지 않냐. 내 말이 틀리면 윤리위 징계하라. 총선 시 100% 국민 경선하자"는 의견을 밝혔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허은아 의원도 메시지를 통해 "김 대표 사퇴 요구할 생각은 없다. 작년에 경험했듯 대표 끌어내리기는 안 된다. 대신 대표께 제안한다. 손실보상금, 여성가족부, 잼버리 호남 탓, 이념 논쟁 등 하나라도 국민께 사과하고 대통령실을 향해 입장을 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14일) 임명직 당직자 전원은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강대식 최고위원,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다. 이후 2기 지도부 인선은 다음날(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윤핵관'이 일선 후퇴하면서 수도권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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