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文 통계 조작 논란' 공방…"국기문란" vs "조작감사"


與 "청장 패싱, 가중값 적용해 조작"
野 "위임 전결...청장 보고 의무 아냐"
文 청와대 통계 자료 요구..."절차상 하자"

여야는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논란을 두고 대치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여야는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논란을 두고 대치했다. 여당은 통계 조작을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며 통계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야당은 감사원의 무리한 표적 감사로 논란 자체가 조작됐다고 맞섰다.

이날 오전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기재위의 통계청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는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논란으로 뜨거웠다. 여당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근거로 통계 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청은 2017년 2분기 가계소득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오자 통계결과 산정 방법과 표준에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표본설계 담당 부서는 가중값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는데, 통계작성 부서에서는 관여하지 말라고 강행했다"며 "통계법 18조에는 통계청장의 승인을 받게 돼 있는데, 당시 황수경 통계청장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패싱(배제)했다"고 위법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청이 통계결과 산정 방법과 표준에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15일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를 발표하며 통계청이 10년 이후 증가하던 가계소득이 감소로 전환되자 가계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자가 있는 가구'의 소득에 새로운 가중값(취업자 가중값)을 추가로 곱하는 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표본설계를 담당하는 표본과에서 가중값 적용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실사 부서인 복지통계과에서 이를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경우는 결과 작성 방법의 변경 사안인데 내부 위임 전결 규정에 따라 국장, 과장으로 위임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청장은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항이 통계청장 보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돼 있는데, 저희가 관련된 이유를 적시하지 않았다"며 "최종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야당은 위임 전결 규정에 따라 통계청장 보고는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감사원이 이를 무리하게 걸고넘어졌다고 반박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업자 가중값을 임의 적용한 것은 통계청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은 통계청이 통계 결과 산정 방법을 임의로 적용했고 통계청장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며 "하지만 취업자 가중값을 임의 적용한 것은 통계청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감사원이 이걸 가지고 보도자료를 냅다 내놓고 수사 의뢰를 한 것으로 표적 감사, 정치 감사를 하는 것"이라며 "통계 조작이라고 하더니 알고 보니 감사 조작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 청장은 "위임 전결 규정상 의무 사항은 아니다. 가중값과 관련된 사항은 그렇다"면서도 "감사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 부분만 지적한 게 아니고 통계법상의 변경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걸 같이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요구로 통계청이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통계자료제공심의위원회의 승인 없이 제출했다는 논란도 언급됐다. 앞서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경제수석실은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통계청에 통계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통계청은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과거 17개 분기 응답자 8만 명에 대한 소득·지출 정보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요구로 통계청이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심의위원회 승인 없이 제출했다는 논란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저희 직원들이 어쩔 수 없는 처지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법상 개인정보가 포함된 원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가능하다"며 "당시 청와대에서 데이터를 받을 때는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고 미리 (자료를) 송부해서 노트북에 세팅했다고 보고 받았다"며 "자료 제공이 있기 전에 문서 요청이 있어야 했지만 그게 없었다는 걸 보면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청장은 "그 과정에서 저희 직원들이 어쩔 수 없는 처치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그런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와 수사 요청을 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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