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기각' 與, 1년 6개월 띄운 '사법리스크' 역풍 우려


사법리스크 공세...'기각' 귀결
쌍방울 등 핵심사건..."다툼 여지"
민주당에 '정치적 반격' 빌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26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이 대표.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당이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1년 6개월 동안 띄운 '이재명 사법리스크'의 결과가 기각으로 귀결돼서다. 특히 대북 송금 의혹 등 핵심 사건에 대해 법원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 여당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27일 이 대표에 대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대표에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헌정사 최초로 제1야당 대표가 법정 구속될 위기는 면한 것이다.

법원은 이날 백현동 사건과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반면 검사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대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됐다고 봤다.

법원은 백현동 사건에 "피의자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다만 검사 사칭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선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박헌우 기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국민의힘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특히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으로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여당은 지난 1년 6개월간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중심으로 대야 공세를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은 만큼 그 명분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구속으로 '총선 바로미터'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승기를 잡고, 총선 전까지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전망 역시 틀어지게 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범죄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국민의힘에 치명적"이라며 "여당이 1년 6개월 동안 쏟아부은 결과가 정당성을 잃으면서 강서구청장 선거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고, 동시에 김기현 당 대표 체제가 흔들리면서 내년 총선 전망도 어두워질 것"이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여당의 정치공세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던 민주당에는 반격의 명분이 쥐어졌다. 이에 따른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과 무당층의 민심 이반 등 여론의 역풍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소속 율사 출신 의원들은 전날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이 대표의 단식 당시 모습. /이새롬 기자

전날 국민의힘 소속 율사 출신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구속사유가 있는지는 이 대표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단식을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위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하는 상황에서 (범죄) 소명은 됐다고 보고, 소명된 상태의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되면 증거인멸의 가능성은 상당히 인정되는 편"이라며 "(이 대표의 경우) 다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인 전주혜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야권 인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위에서 옥중서신 써달라 한다' '진술 번복 요구하는 이러한 옥중 서신을 써달라고 한다' 등의 보도가 있었다"며 "영장 발부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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