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제75주년 국군의 날'을 앞두고 26일 열린 대규모 기념식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국방력의 원천은 여기 있는 국군 장병 여러분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확고한 대적관"이라며 "평소, 엄정한 군기를 통해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에 매진해 달라"고 장병들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6700여 명의 병력과 340여 대의 장비가 참가하는 대규모 기념식을 10년 만에 기념식을 주관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자,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북한 정권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군은 실전적인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이 도발해 올 경우, 즉각 응징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출범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으로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비핵자산을 결합한 일체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반도 역내에 수시 전개될 미 전략자산은 북핵 억지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장병들을 위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강군을 만들 수 없다"면서 장병들의 복무 여건과 병영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재차 약속했다.
끝으로 "국군통수권자로서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 기념사에 앞서 기념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열병 1호 차량에 탑승해 육군부대와 통합군기단, 해군부대, 공군부대, 예비군 부대 등 보도부대와 장비부대 사열을 마쳤다. 이후 보국훈장 천수장과 보국포장, 대통령 표창과 대통령 부대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이 참가했다. 기존에는 주한미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참가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 행사에는 전투부대 병력과 장비도 합류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와 국산 차세대 소형무장헬기(LAH·Light Armed Helicopter) 등 최신 국산 개발 장비도 모습을 보였다.
기념식에는 건군 75주년·한미동맹 70주년·정전협정 70주년 상징 인사, 6·25 참전용사와 후손, 국지전 및 현행작전 유공장병, 보훈단체, 軍 주요직위자 및 외국군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대규모로 참석했다. 특히, 공군 창설의 주역인 제11대 공군참모총장 김두만 장군과 해군 창설의 주역인 제5대 국방장관 故 손원일 제독의 아들 손명원 님이 참석해 건군 75주년을 축하했다. 또한, 20개국에서 6·25 참전용사 및 가족 30여 명과 함께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 美측 대표였던 존 포스터 덜레스(John Foster Dulles) 국무장관의 손녀, 정전협정 서명에 참석했던 마크 웨인 클라크(Mark Wayne Clark) 유엔군 사령관의 손녀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다만 당초 예정됐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과 아파치 헬기의 전술기동, 대규모 공중분열 등은 기상 상황 악화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