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탄 '661호', 30년 넘은 러시아 선박"VOA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신형 호위함 661호 앞에서 지도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최근 공개한 최신형 호위함 '661호'가 30년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사용한 중고 호위함이라는 미국 국무부 산하 미국의 소리방송(VOA)의 보도가 나왔다. 고철에 가까운 군함을 사들여 작동 여부가 불분명한 스텔스 기능과 각종 무기를 탑재한 것이라고 VOA는 주장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열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이런 사례가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2006년 채택한 결의 1718호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엔 회원국이 장갑차와 탱크, 군함 등을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2016년에 채택된 결의 2270호는 거래 금지 대상 품목의 폭을 소형 무기와 경무기, 관련 물자로 늘렸다.

VOA는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게시된 '661호'의 정보를 살펴본 결과 건조된 지 30년이 넘은 구형 군함을 들여와 개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호위함에 탑승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경비함 661호'로 소개된 이 신형 호위함은 화살-2형으로 추정되는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함정은 길이가 77m인 압록급 호위함으로, 선박 옆면이 아랫부분과 일체형을 이룬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다.

GISIS 자료에 따르면 661호는 1992년 12월 '크라스니 빔펠'함으로 국제사회에 처음 등록됐으며, 한 달 뒤인 1993년 1월부턴 '헤트만 베이다 비슈네베츠키'함으로 운용됐다. 그러다가 2023년 1월 이름과 선적이 각각 '661호'와 북한으로 등록되고, 이때부터 등록 소유주도 북한 해군으로 등재됐다고 VOA는 설명했다.

GISIS 자료에는 선박의 고유식별번호인 IMO 번호를 토대로 선적국가가 제공한 선박의 이름과 선적 국가, 소유주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안보 문제 전문 웹사이트 글로벌시큐리티는 우크라이나 해군이 최초 크리박급으로 운용할 목적으로 헤트만 베이다 비슈네베츠키함 혹은 크라스니 빔펠함을 건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군함은 건조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로 소유권이 이전됐으며, 2003년 북한에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글로벌시큐리티가 이런 내용을 공개할 때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보유한 군함을 구매한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GISIS 자료를 한 결과 이 선박이 최근 공개된 661호로 재탄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VOA는 덧붙였다.

VOA는 1990년대 초 우크라이나 해군이 만들고, 이후 러시아로 소유권이 넘어간 크리박급 함정을 북한이 2000년대 초에 들여와 약 20년 만인 올해 '최신형' 호위함으로 소개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이 함정을 건조할 만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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