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전용열차가 러시아 극동 연해주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열차는 연해주 제3도시인 우수리스크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의 장갑(방탄) 열차는 현지시간 낮 12시15분(한국시간 오전 11시15분)쯤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태양호'로 불리는 녹색 장갑 열차가 라즈돌나야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태양호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한 내용에서도 등장한다. 녹색 외관에 노란색 가로줄이 그어진 이 열차는 방탄용 철판으로 덧대어져 있어 시속 50㎞의 속도로 느리게 움직인다.
우수리스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 중인 '동방경제포럼'(EEF) 개최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이 곳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 위원장의 방러는 2019년 4월 첫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지난 10일 오후 평양을 출발했고, 12일 오전 6시께 북한 접경 지역인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이 "극동 지역"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장소는 말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시간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2시)에 열리는 EEF 본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EEF 일정이 종료된 후인 오는 13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담 최우선 의제는 '무기 거래'가 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쓸 탄약,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 대신 군사정찰위성, 핵추진잠수함 등과 관련한 첨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