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양국 경제협력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은 원전·핵심광물 분야 등에서 16건의 양해각서(MOU) 또는 계약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양국 관계는 수교 50년 만에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면서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인 측면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가 인도네시아라고 강조하면서 "금년 1월 발효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토대 위에 새로운 50년을 위한 파트너십 발전 전략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첨단산업과 공급망 부문의 협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최대 경제국이고, 핵심광물 보유국"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 기업 간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기후위기 대응 등 글로벌 현안 공조 노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2050년, 인도네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놓았다"면서 "기후위기, 환경문제 대응과 함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서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한 원전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미래세대 간 교류와 연대가 양국의 지속가능한 협력과 발전을 위한 강력한 토대라고 강조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전날(6일) 청년 스타트업 기업인 행사 사회를 맡았던 인도네시아 청년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해 놀랐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향후 양국 간 교육 서비스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무거워도 함께 지고, 가벼워도 같이 든다'는 인도네시아의 속담을 인용하면서 "양국 기업인들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제가 기업인 여러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그게 대통령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본업"이라면서 "뜨리마 까시(terima kasih, 인니어로 '감사합니다')"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BRT에는 한국 측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 19명이, 인도네시아 측에서 알샤드 라스지드 인도네시아 상의회장 등 기업인 17명과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부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원전산업 기반 조성 △주차 통합솔루션 △전기이륜차 생산기반 구축 △핵심광물 분야 공동연구센터 설립 △공급망 및 기업 투자 촉진 협력 강화 △자원 재활용 분야 화이트바이오(생분해 소재) △배출저감 및 친환경 플랜트 전환 △그린 암모니아 공급망 공동개발 △해양 폐광구 활용 탄소포집저장(CCS)사업 △전력기기 사업 △뿌리산업 인력양성 △건설기계 사업 △아세안 패션유통산업 시장 확장 등에서 경제협력 양해각서(MOU)가, △변압기 제조 합작법인 △국립 응우라병원 위탁운영 △아세안 문제연구 협력 등의 계약이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