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지상파 방송과 보도전문채널 등 방송 정책을 총괄하게 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른바 '이동관 문건'을 시작으로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과 언론사 외압 행사 의혹 등을 하나하나 따질 전망이다.
◆野 "이동관은 '언론장악 기술자'...증거 쏟아진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언론장악 기술자'로 혹평하며 청문회에서 그 실체를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동관 문건'을 내세워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캐물을 예정이다. 해당 문건에는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며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계를 사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관련 문건은 2008~2010년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에서 작성해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에게 보고됐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이 후보자는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장악에 관여한 적이 전혀 없다'는 오리발 내밀어 왔다"며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거치는 기간 악랄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방송을 장악해 왔던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국가정보원이 참석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관련 내용을 질의하며 공세 전열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회의에서 △이동관 문건에 대해 추가 보고 받은 것이 있는지 △이동관 문건을 본 적 있는지 △신원 조회 내용 중에 이동관 문건이 포함돼 있는지 등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 후보자의 '자녀 학교폭력(학폭) 무마 의혹'과 관련된 질의응답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 후보자의 신원조회와 관련해 학폭 사실이 보고된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개인정보라서 밝히기 어렵다'라는 (국정원의)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자녀 의혹 역시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자녀 학폭 무마 의혹에...언론사 외압 행사 재조명까지
이 후보자 장남은 2012년 하나고등학교 재학 중 동급생을 폭행했지만, 학교폭력위원회는 개최되지 않았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 후보자가 당시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과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후보자가 외압을 행사해 학폭위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후보자는 장남의 일방적 가해는 없었고, 당사자들과 화해가 이뤄졌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도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지난 16일 "이 후보자가 연일 자료 제출 거부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의혹에 대한 해명은커녕 소명을 위한 자료 제출 요구조차 사생활을 핑계로 모두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과거 이 후보자가 자신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려는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당시 상황을 재조명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8년 4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때 농지를 매입한 뒤 직접 경작하지 않았고, 한 언론사가 이를 보도하려 하자 해당 언론사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이 후보자는 "압력이 아니라 인지상정으로 호소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외압 의혹'은 거세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방통위원장으로서 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이라며 "이미 '이동관 문건'과 같은 선례가 있는 만큼 방통위원장 업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녀 의혹과 관련된 윤리 문제도 제기될 것"이라며 "불성실한 자료 제출이 과연 성실한 검증을 받겠다는 후보자의 태도인지 지적이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