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팩트] 나흘 만에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김은경 위원장 (영상)


노인 폄하 논란 휩싸인 김은경 위원장
사과 아닌 해명으로 여론 뭇매
비판 거세지자 나흘 만에 공식 사과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사과 후 면담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 주간 대한민국을 달군 가장 뜨거운 이슈의 핵심만 소개하는 '숏팩트'입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어떤 일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는지 '숏팩트'에서 알아봅시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상빈 기자] '나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공식 사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김 위원장은 사과보다는 사태를 더욱 악화하게 하는 말로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거듭된 사과 요구와 비난 여론을 의식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민주당사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처음 문제가 됐던 발언과 사과하면서 남긴 김 위원장의 지난 나흘간 주요 발언을 시간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7월 30일 2030 청년좌담회. 김 위원장이 자녀가 중학생 때 자기에게 했던 말을 청년들에게 소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왜 젊은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냐.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자녀의 말을 인용한 김 위원장은 "그 말은 되게 합리적"이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미래가 훨씬 더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1 대 1 표결을 하냐는 거다. 그래서 투표장에 청년들이, 젊은 분들이 나와야 그 의사가 표시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낸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후에 투표권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든 예시라고 해명했지만, 마치 노년층 투표권을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이라 도마 위에 올랐고 이내 논란의 불씨가 됐습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사과를 받고 면담을 하는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며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8월 2일 전국 순회 간담회 '강원도민과의 대화'. 앞선 발언이 노인 폄하 논란으로 일파만파 퍼지자 여야 할 것 없이 사과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이날 공식적으로 사과할 기회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듣는 이의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해명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일로로 치닫게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투표권이 중요하다는 말을 표현하는 과정이었는데 오해 있게 들은 경우가 있었다. 그것으로 인해 마음 상한 어르신이 계신다는 거 잘 알고 있다"며 "노여움 푸시라. 그런 뜻이 진짜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저도 곧 60이다. 노인의 반열에 곧 있으면 가는데 교수라서 조금 철없이 지내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과라기보다 변명에 가까웠습니다. 노인 폄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습니다.

8월 3일 더불어민주당사 앞. 더는 피할 곳이 없던 김 위원장은 마침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선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할 것이며 지난 며칠 동안 저를 질책한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민주당사에서 대한노인회 중앙회로 이동한 김 위원장은 관계자들과 만나 "너무나 죄송하다. 사죄드린다. 앞으로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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