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대문=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생채움단과 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4일 교사 현장 간담회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언에 나선 신규 교사는 "고인이 된 서이초 선생님과 같은 날 발령 받아 이 학교에 왔다"며 "선생님들이 정상적인 교육 환경에서 그저 아이들만 보고 제가 처음 교대를 다니며 교사를 꿈꿨을 때 생각했던 '사랑과 행복을 주는 교사'가 될 수 있게 두 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해 동료 교사들의 공감을 샀다.
2년 차 서울 가재울초 6학년 강 모 교사는 "제가 경력도 경험도 적은 것에 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신규 교사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을 뗐다.
강 교사는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잘 해내기가) 어려웠다. '내던져졌다' 느껴질 정도로 (학교에서)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참 어려웠다"며 "동시에 '(내가) 신규(교사)라 어렵나? 이런 질문도 들었다. 그런데 점점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의원들에게 알려드리기 위해) 동료 선생님들의 말을 가지고 왔다"라며 주변 초등 교사들의 고충들을 소개했다.
강 교사에 따르면, 20년 차 고학년 담임 초등 교사 A씨는 일어난 적 없는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부모가 학교에 무작정 찾아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말리려던 교감 선생님의 멱살을 잡는 학부모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또 강 교사는 초등 교사인 친구에게 생일 축하 연락을 보냈다가 충격적 소식을 들었다. 6학년 학생에게 얼굴을 맞아 약을 먹고 병가를 썼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리가 부러져 치료를 받은 선생님의 면전에 '다리 XX'라고 욕설을 한 학생' '장기 결석해 처리했더니 강하게 항의하며 1시간이 넘게 교사에게 폭언을 하는 학부모' 등 사례가 줄을 이었다.
강 교사는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다 힘든 거구나' 생각했는데, 고인이 된 동기 교사를 보고 인제야 '이건 우리가 응당 겪을 일이 아니고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 교사는 "저희 반에는 29명의 학생이 있다. 학부모, 조부모, 보호자들을 생각하면 하루에 참 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라며 "그 중 정신을 위협할 만큼의 민원인이 한 분이라도 계시면 교사들의 정신과 직업적인 커리어는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강 교사는 의원들을 향해 두 가지를 부탁한다며 △정규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수업 중 폭력을 쓰면 교사가 즉각 격리 조치를 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이 마련되는 것 △교사의 처벌을 '아동학대법'이 아닌 '초중등 교육법'하에 처리 받을 수 있는 것 등을 제안했다.
강 교사는 "(현재 학생이 수업 도중) 문제 행동을 하면 선택지는 방치하거나, 수업을 중단하고 문제 학생 지도에 집중하거나 두 가지이다. 그 어느 쪽도 정상적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교사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저마다 챙겨온 종이에 메모를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또 동료 교사들은 강 교사가 이야기 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거나, 일부 교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 교사의 이야기를 들은 교육위 소속 강민정 의원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늦게까지 방치한 데에 대해 정치권이 할 말이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해법 같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