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국회가 오는 16일 8월 임시국회 전까지 2주간 휴지기에 들어갔다. 여야 당 대표도 휴가에 나서며 후반기 당 운영을 위한 재정기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여야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 등 정치권 현안으로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표는 8월 초 나란히 여름휴가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6일까지 베트남으로 휴가를 떠났다. 김 대표는 손자를 돌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표실에 따르면, 김 대표는 휴가 동안 '위대한 협상: 세계사를 바꾼 8개의 협정', '기본소득 비판', '세습 자본주의 세대' 등 3권의 책을 읽을 계획이라고 한다. 오는 총선을 앞두고 외교와 복지, 세대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책을 읽으며 하반기 당 운영 계획을 구상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기본소득 비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온 기본소득의 모순을 다룬 책이다. 또 '세습 자본주의 세대'는 80년대생 등 청년층을 이해하려는 의도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내행을 택했다. 민주당 공보국에 따르면, 이 대표는 1일부터 4일까지 수도권 근교에서 하반기 정국 구상을 위해 휴가를 내기로 했다.
이 대표도 휴가 계획과 함께 휴식할 때 읽을 책들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도올 김용옥이 지난달 출간한 철학서 '난세일기',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의 저서 '같이 가면 길이 된다'를 읽을 예정이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지난 5월 10일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을 방문했을 때 추천받은 책으로 한국의 노동 현실을 조망한 내용이다. '난세일기'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주된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두 책을 통해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뒷전으로 하고 있는 민생 문제를 야당이 신경 쓰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또 이 대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D.P. 시즌2'도 시청할 계획이다. 'D.P'는 군무 이탈 체포조를 다룬 드라마로 군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대표는 'D.P' 시청 이유를 두고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인 것 같아서 (보기로 했다)"라고 언급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당 대표가 복귀한 이후인 8월 둘째 주에 휴가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도 8월 임시회가 열리기(16일)까지 약 2주간의 휴지기에 들어간다. 다만 정치권 주요 현안들을 두고 여야의 정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관련 김건희 여사 특혜 논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 강행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 등과 관련해 강한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비위를 감시·조사하는 직책이다. 국회가 추천한 후보 3명 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인 2014년 신설됐지만, 2016년 이후로는 7년째 공석이다.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인척 비리와 부적격자 임명 등에 대해 책임자 처벌이 전혀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전면 쇄신을 촉구한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은 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특별감찰관이라는 자리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후보자 추천이) 와야 된다"며 "지금 국회에서 아무런 요청이 오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관련해 "법에 정해진 것이 있으니 합리적 논의를 거쳐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여야 합의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당에서는 '양평 고속도로' 문제 등 윤 대통령 부부 일가 관련 의혹 제기를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여당은 후보 선정에 있어 여야 간 이견을 계기로 협상에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양평 고속도로' 의혹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윤 대통령의 35%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중도층을 제외하고는 정부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특별감찰관을 받아들일 여지는 적어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