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건 대국민 갑질입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한 말)
26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향해 호통을 쳤다. 심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혜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대해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시켜야 할 국토 장관이 오히려 오락가락하는 해명으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전면 취소와 관련해 원 장관의 현안 보고와 국토 위원들의 현안 질의가 있었다. 질의에 앞서 야당 의원들은 원 장관이 안일한 태도로 고속도로 논란을 더 부추긴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현안 질의를 통해 사실을 밝히겠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질의에 나선 심 의원은 원 장관을 향해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국민 의혹을 해소시킬 책임이 누가 있냐", "(의혹 해소의) 근거를 제공할 사람은 누군가"라고 연속해 물었고, 원 장관은 두 질문에 동일하게 "당연히 저에게 있다"라고 대답했다.
심 의원은 "그런데 야당이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원 장관은) 그냥 사업을 엎어버렸다. 국민이 무슨 죄인가. 이건 '대국민 갑질'이다"라며 "양평고속도로 강상면 종점 변경은 최소 이해충돌에서 최대 권력형 비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동안 국토부 해명이 오락가락했고, 아직까지도 (해명이) 불투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이에) 국민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 (또) 야당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을 제기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장관이 이야기하면 고속도로고, 야당이 이야기하면 불법괴담이냐. 그런 오만함이 어디 있나, 장관"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장관을 향한 호통은 이어졌다. 심 의원은 "책임 행정으로 풀어야 될 고속도로 문제를 완전히 정쟁으로 돌려버린 것"이라며 "(원 장관은)정치적 퍼포먼스가 너무 세다. 반면에 행정책임자로서의 성실성이 부족하다"며 "오늘도 확인됐지만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 장관은 "답변드릴까요"라고 물었으나 심 의원은 "답변은 필요 없다. (앞서 사과하지 않겠다고) 다 하셨지않나"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양평 고속도로) 누가 무엇을 근거로 노선을 변경했는가를 명확하게 밝히면 되는 거다. 간단한 문제다"라며 "장관이 '강상면 대안'이 최종 노선이라고 말씀하신 근거가 뭔가. 간단하게 말해달라"고 원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원 장관이 '간단하게' 설명하지 못하자 심 의원은 자료를 제시하며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최종 노선을 결정했다면, BC(비용편익) 분석이 있어야 된다. 그걸 내놓으라는 것이다. 법적 근거에 따라 국토부의 지침에 따른 근거를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BC분석을 안 하고 강상면 대안이 결정된 것이냐며 원 장관을 추궁했고, 원 장관은 "잘못 알고 하는 말", "업무 지침과 실무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선을 그었다.
논쟁이 거듭되자 심 의원은 "오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국민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 오히려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투기 특혜 의혹을 기정사실화시킨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에 원 장관은 "심 위원까지 (야당의)괴담에 가담하는 것인가"라고 답했다. 원 장관의 답변이 끝나자 야당 위원들의 탄식과 항의가 이어졌다.
원 장관의 '괴담' 발언을 들은 심 의원은 "장관이 그따위 소리를 자꾸만 하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원 장관은 "이따가 용역회사에 물어보자. 저도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용역회사가 아니라 장관이 '일타강사'씩이나 하고 상임위에서 답변을 하려면 법적 근거를 가지고 국토부의 지침에 따라서 말씀을 하셔야하지 않나. (원래) BC분석을 전제로 해서 타당성 조사를 제출하게 돼 있다"라고 재차 묻자 원 장관은 "제가 설명을 드려도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면 문답이 가능하냐"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재차 강상면 대안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물었으나 질의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지며 원 장관의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