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해 "문제는 정부·여당의 태도"라며 "탄핵 기각 결정문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이 정부가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정부가 매우 무능하고 매우 무책임해서 길 가던 아무 잘못 없는 국민 159분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법률상 잘못이 또는 처벌받을 또는 탄핵당할 사유가 부족하다 해도 잘못은 잘못"이라며 "국민이 무려 159분이 졸지에 아무 잘못 없이 정부의 잘못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뭐가 그리 잘났고 뭘 그리 잘했나. 책임지라고 요구한 것이 그렇게 잘못했느냐"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후안무치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는 "탄핵이 기각되면 '탄핵은 기각됐지만 죄송하다. 책임지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게 더 노력하겠다. 우리가 부족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신가' 이렇게 말해야 정상 아니냐"면서 "정부·청와대 아니, 용산과 여당은 양심을 회복하고 정신을 차리라"고 비판했다.
헌재는 전날(25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어 재판관 9명 전원 만장일치로 기각을 결정했다.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의 예방 및 대비, 사후 대응 과정에서 미흡함은 인정했다. 다만 직무집행 과정에서 재난예방에 대한 의무나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지 않으므로 이 장관을 파면할 만한 중대한 법 위반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은 헌재 판단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