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 아니다"…여야, 김영호 후보자 과거발언 두고 공방


'시진핑 제거 발언' 두고는 "더 신중해지겠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자신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극우 유튜버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료제출 논란으로 파행됐다 속개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다. 김 후보자는 유튜브· 저서· 언론 기고문 등에 남북관계와 국제정치 현안 등에 대한 강경한 대북관, 극우적 인식을 다수 드러내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자질논란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이날 공세도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집중됐다. 김상희 의원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수많은 영상에서 흡수통일, 북한체제 붕괴해야 한다, 남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독자 핵 무장 등 문제가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며 "교수나 학자이기보다는 극우 유튜버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하지 않나 싶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학술논문을 안 쓴 것이지 2020년과 2021년에도 학자들과 함께 논문을 썼고, 2018년과 2019년에도 유튜브의 내용으로 책을 썼는데 왜 사실관계를 왜곡하시느냐"며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직 후보자로 지명된 후 유튜브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우상호 의원은 김 후보자가 '미국이 신냉전에서 중국을 이기는 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찍은 데 대해 "강대국 인접국 정상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분이 국무위원이 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학자로서 제기했던 주장 중 하나"라면서도 "지금은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의원이 "북한 수뇌부를 제거해 체제 전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느냐"고 재차 묻자 김 후보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진작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그건 이웃국가에 대한 정치공작"이라며 "북한 국민들을 선동해 체제를 전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이 통일부 장관이 되는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남용희 기자

여당은 후보자의 대북관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해명 기회와 정책적 소견을 밝힐 기회를 주는 데 집중했다. 윤상현 의원은 "북한이 한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적대관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 후보자 발언에 "북한은 적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발언처럼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지지하느냐'는 윤 의원에게 "통일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명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현 정부 대북정책의 또 하나의 축인 '담대한 구상' 추진 계획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 경제·정치·군사적 상응조치를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후보자는 "담대한 구상은 상당히 전향적인 방안"이라면서도 "북한의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북한 내부의 상황 때문에 아직 담대한 구상에 대한 진전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걸 전제로 하고, 나오게 하는 게 통일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핵에 대해 더 강력한 확장억제체제를 구축해서 북한이 다른 선택이 없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협상을 촉진시키는 방안이 않겠는가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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