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문화재' 명칭, 60년 만에 '국가유산'으로 바뀐다


배현진 "유네스코 기준에 맞는 새로운 유산관리 패러다임으로 대전환 기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유산체계 10개 법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배현진 의원실 제공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60년간 고수해 온 일본식 '문화재' 명칭이 유네스코와 같은 '국가유산'으로 변경된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유산체계 10개 법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4월 배 의원이 대표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유산기본법의 필수 연계 법안이다. 이로써 문화재청의 정부조직개편 법안을 제외한 12개의 국가유산체제 정비 패키지 법안 12개가 모두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가유산체제는 윤석열 정부 문화재청 소관 제1번 국정과제로서 문화, 자연 등의 모든 전승 유산을 재화로 인식하는 문화재의 명칭을 보다 포괄적이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유네스코 표준의 국가유산으로 명칭을 일괄 변경하는 것이다.

국가유산체제에 관한 논의는 문화재청을 비롯한 학계에서 수십 년간 논의된 숙원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명칭 및 분류체계를 △유형문화재(국보·보물) △무형문화재 △기념물(사적·명승·천연기념물·민속문화재)로 고수해 왔다. 문화재보호법은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을 대부분 원용해 제정된 법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학계에서는 △문화재 분류 체계가 비체계적인 점 △문화재라는 용어가 '과거 유물의 재화적 성격'이 강한 점 △천연기념물(동식물·지질)·명승(경관)·사람(무형문화재) 등 자연물을 문화재로 지칭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점 △1990년대 후반부터 '문화유산' 용어가 보편화됐다는 점에서 명칭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또 문화재 분류 체계는 1972년 제정된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른 국제사회의 유산 분류 체계와 국내 문화재보호법상 분류 체계가 달라 정합성과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하면서 별도의 협약으로 무형유산을 정의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문화재 개념보다는 유산(Heritage) 개념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가유산체제가 도입되면 향후 5년간 생산 유발효과 4151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938억 원 등으로 수천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배 의원은 "60년 넘게 사용해 온 낡은 일본식의 '문화재체제'로부터 세계 유네스코 표준에 맞는 새로운 우리 유산관리의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p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