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당 청년대변인 최민석·선다윗 "與, 언어의 품격 지켜달라"


135:1 경쟁률 뚫은 민주당 MZ세대 대변인…"정치 계기는 '유튜브' 영상"
여야 정쟁 국회 두고 "與, 정치 '삼류'로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블루스피커 청년대변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선다윗·최민석 청년대변인은 기성 정치인을 답습하지 않되, 청년으로서 또 민주 당원으로서 정쟁을 넘어서는 여당 견제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토론한다고 했다. <더팩트>는 13일 선다윗·최민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을 국회 소통관에서 만났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더블루스피커' 청년대변인 오디션을 통해 2명의 대변인을 선발했다. 경선 결과 135:1의 경쟁률을 뚫고 1위가 된 최민석(1998년생) 씨가 대변인을, 2위가 된 선다윗(2002년생) 씨가 상근 부대변인을 맡게 됐다. 민주당이 청년대변인을 공개모집한 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변인 임명식에서 'K-정당 오디션' 승자들을 향해 "저도 잠시 당의 부대변인을 해본 경력이 있긴 한데, 이렇게 화려하게 데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덥고 습한 여름 날씨임에도 멀쑥한 양복 차림으로 나타난 이들은 여느 카메라에 잡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대변인다운 외양'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반면 이번이 '첫 대면 인터뷰'라며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새삼 두 사람이 '출근 3주 차' 새내기 대변인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기도 했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두 사람은 정당이 자신들에게 바라는 '청년대변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기성 정치인을 답습하지 않되, 청년으로서 또 민주 당원으로서 '정쟁을 넘어서는 여당 견제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토론한다고 했다.

약 60분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들은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당 청년 대변인으로서 필요한 자질 △정쟁 위주의 여야 메시지에 대한 생각 △청년대변인으로서의 포부 등에 대해 털어놨다. 4살 차이 형, 동생인 두 사람은 인터뷰 동안 자신의 발언이 끝나면 상대의 어깨를 살짝 치거나 눈길을 주고받으며 다음 발언의 기회를 넘겨줬다.

두 사람의 어릴 적 꿈은 각각 스포츠 캐스터(민석), 목사(다윗)였다고 했다.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던 장래 희망을 가졌던 두 사람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물었다.

이재명 대표가 최민석 대변인과 선다윗 상근 부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첫 계기가 뭔가.

다윗: 초등학교 6학년 때 명절에 큰집에 내려갔다가 어른들 얘기를 귀동냥하다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알게 됐다. 집에 돌아와 노 전 대통령의 영상을 봤는데, 그때부터 그 분에게 매료됐다. '쫄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노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나 어느 현장에서도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서거한 이후엔 '노무현이 멈춘 그 자리에서 출발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민주당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민석: 스포츠 캐스터를 꿈꿔 대학도 언론학과에 갔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유튜브에서 세월호 관련 영상이 뜨더라. 제가 고1일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세월호 관련 영상을 보며 참사를 인지했을 때부터 그때까지 국민적 참사에 함께 분노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많이 부끄럽더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정치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고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다윗: 옛날 정치인들은 '5.18 민주화 항쟁' 당시 비디오를 보면서 정치권에 들어왔다던데, 민석이형과 저는 '유튜브'로 정치권 입문을 한 거다(웃음). (이런 거 보면) 민주당도 유튜브를 잘해야 한다.

두 사람에게 청년 대변인에 선발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물었을 때 돌아온 공통 답변은 "아니요".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두 사람 다 선발 과정에서 긴장을 많이 한 탓에 준비한 만큼은 실력 발휘를 100% 다 하진 못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렇다면 본인이 청년대변인에 뽑힌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민석: 순발력이 아닐까. 오디션 당시엔 많이 떨었지만, 나중에 유튜브 영상으로 제 모습을 확인해 보니 덜 떨려 보이고 그래도 할 말은 다 했더라. 당에서도 대변인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로 '임기응변' 능력을 많이 본 것 같다.

다윗: 저는 '나이' 때문 아닌가 싶다. 첫 토론 때도 '22살(만 21세)'이라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당에서도 그걸 보고 젊은 대학생을 영입하면 홍보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 같다.

본인이 대변인에 선발된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일 것 같냐고 묻자 선 대변인은 20대 초반의 나이를 꼽았고, 최 대변인은 임기응변 능력을 꼽았다. / 이새롬 기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당 대변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보나.

민석: 간단하고 분명하게 쓰는 글쓰기 능력. 정치 문법은 천편일률적이고, 주로 사용하는 단어만 써서 지루하고 혐오감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쉽게 풀어서 전달해 주는 '필터링'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윗: 글 쓰고 말하는 능력과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란 상대 정당에만 해당하는 말인가?) 1차로는 여당에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이고 2차로는 당 내부에도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누가 민주당의 문제에 관해 물을 때 대답하는 것도 대변인의 일인데, 민주당의 문제를 잘 알아야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다.

◆여야 정쟁 국회 두고 "與, 정치를 '삼류'로 만드는 게 누군지 돌아봤으면"

최근 여야의 대결 구도가 격화됨에 따라 각 정당의 논평 기조도 '강대강'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똥볼 찼다' '마약 중독' 등 발언으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한다.

정쟁과 정쟁이 포개져 가는 국회의 '말 전쟁'에 관해 두 대변인은 "여당과 야당은 부딪힐 수밖에 없기에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존재 이유"라며 "여당을 비판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여당의 메시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논평에 비슷한 언어를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여야의 대결 구조에서 자극적인 정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적했다.

민석: 대선 당시 국민의힘의 수장(이준석 전 대표)과 대선 후보(윤 대통령)는 국민들의 분노와 감정을 자극해 혐오와 차별을 정치적 양분 삼았고, 현 서울시장(오세훈)은 전장연 문제를 장애인 혐오로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정부와 여당이 '정치 참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분노만을 부추기는 정치방식이야말로 '포퓰리즘'이다.

야당이 정당하게 제기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와 관련해서는 '가짜 뉴스' '거짓 선동'이라고 하고,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서도 '괴담'이라고 치부하는 게 여당의 대응이다. 무조건 국민의힘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여당이 '언어의 품격'을 지켜 '여당의 품격'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 대통령 입에서는 '반국가세력'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정부와 여당은) 정치 근본을 '삼류'로 만드는 게 누군가 돌아보셨으면 좋겠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직책이 청년 대변인인 만큼,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직책이 '청년 대변인'인 만큼, 이들은 기성 정치인들의 모습을 답습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또 청년의 시각에서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와 여당이 놓치고 있는 청년 정책은 무엇이 있을지 면밀히 따져보며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윗: 기존 정치의 모습을 벗어나 '청년의 새로움과 신선함'이 보이는 민주당을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를 두고 민석이 형과 열심히 고민 중이다. 늘 스스로 '상대를 악마화하지 않고, 정부 여당에 비판할 부분에 대해서만 비판하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대변인 일에 임하려고 한다.

-청년대변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문제를 다루고 싶나.

민석: 혐오와 차별을 자신들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싶다. 현재 사회는 'MZ 대 꼰대' '운동권 대 비(非) 운동권'(세대), '인서울 대 비(非) 인서울'(학벌) 등 서로의 정체성을 나눌대로 나눠놓고 나와 다르면 배척하는 사회라는 걸 많이 느꼈다. 사회 문제에 있어 '구조적인 시스템'을 지적하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사회 갈등을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내고 싶다.

다윗: 노동문제에 대해 옛날부터 관심이 많았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이나 노동 문제에 있어서는 청년층에게나 대다수 국민들을 설득하기에 민주당이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아직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국방 문제나 군 인권 문제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최민석·선다윗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누구? 1998년생으로 24세다.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언론정보를 전공했고,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국회의원 홍성국 의원실에서 인턴 비서관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전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 선다윗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누구? 2002년생으로 21세다.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며, 20대 대선 당시 대한민국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인천청년본부 부본부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인천시당 대학생위원회 공보국장,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의 자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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