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文'도 '이낙연'도 모두까기…출마 포석?


'정치적 재기 위한 노림수' 분석 많아
秋 연이은 폭로에 민주당 내부 '부글부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적 재기를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관측이 많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내년 총선을 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정치적 재기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추 전 장관의 연이은 폭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KBS 2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장관직에서 물러난 배경이 자진 사퇴가 아니라 임명권자인 문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고,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나와 비슷한 취지로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한 이후 이른바 '윤석열 사단' 좌천 인사와 수사지휘권 발동 등으로 임기 내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격렬한 갈등을 빚었다. 그해 말,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자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않았다. 추 전 장관은 그해 12월 문 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이듬해 1월 퇴임했다.

민주당 안에선 추 전 장관이 지나치다며 격앙된 기류가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쉬운 감정이 남아 있더라도 그런 말 못 할 부분들은 가슴 속에 묻어두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인데 (추 전 장관이) 지금에 와서 (과거의 일을) 왜 꺼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겠나"라고 추측했다.

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추 전 장관의 폭로 배경에 관해 "정치적으로 재기하려고 그런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에도 금도가 있다"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지만, 자기를 장관에 앉혀준 대통령까지 불쏘시개로 써가면서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싶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이후 정치 행보를 이어가는 이낙연(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장관직 사퇴를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남용희 기자

당 밖에서도 소위 '줄 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포석을 둔 것"이라며 "친명계(친이재명)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인물들을 저격하며 자기의 정치적 위상이나 태도를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향후 공천을 받으려는 전략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평론가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3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추 전 장관의 폭로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줄 서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추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표까지 총구를 겨눴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가 2021년 4월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자신의 하차를 문 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운함 차원이 아니다. 이 전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라며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된다고 하면 안 됐다"고 불편함 감정을 드러냈다. 추 전 장관의 이 발언은 이 전 대표를 '수박'으로 칭하며 비판하는 강성지지층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추 전 장관이 이 대표에게 줄을 서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추 전 장관이 뜬금없이 이 대표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21년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추 전 장관은 이 대표가 대장동 수사로 수세에 몰렸을 때 두둔한 점,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지사직 사퇴' 요구에 이 대표를 옹호한 점 등이 근거다. 반대로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 연장선에서 추 전 장관이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이후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가는 이낙연 전 대표를 견제하는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가 자칫 당 분란을 일으킬 우려 탓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5·18민주묘지와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민주당의 혁신'을 거론, '이재명 체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친명계-친낙계 간 앙금이 남은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의 폭로로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민생 경제 등 여러 가지 중요한 현안이 많기에 의원들이 어느 때보다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공감하고 있다"며 "어느 개인의 문제 때문에 당이 내홍을 겪는다는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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