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오염수 서한' 민주당에 "객관적 검증·판단에 도움 안돼"


"행정부 고유 권한 존중하지 않는 것" 재차 강조
野 "외교부 입장 부적절…정치적 중립 지켜야"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자체의 안정성 평가 노력을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도외시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외교부는 27일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회원국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서한을 발송한 것에 대해 "객관적 검증과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당이 아닌 정부가 야당 행위에 비판적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로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자체의 안정성 평가 노력을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도외시하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검증과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며 "대외적 차원에서는 헌법상 행정부가 가진 고유한 권한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도 의원 외교 차원에서 (국가 외교 행위를) 도와주거나 측면 지원할 수 있다"면서도 "행정부의 고유 권한, 특히 외교적 행위를 효과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소속 호주·피지·마셜 제도 등 18개국과 태평양 포럼 사무국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해 국제적 연대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외교부는 25일 이를 두고 "우리 정부는 그간 일관되게 천명해 온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관련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태도국과 IAEA 등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국가 외교 행위의 단일성 측면에서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염수 방출에 대한 정부 입장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오염수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되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류가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역량을 쏟고 있는 정부와 일본의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는 야당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 노무현 정부 시절 훨씬 더 심하게 외국에 나가 정부를 비난하고 여당과 다른 야당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외교 활동을 해 왔는데 그건 공공 의회외교고 민주당이 하는 건 국익저해활동이라고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며 " 외교부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정치적 의도를 가질 수 있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부적절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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