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말 격상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해 한-베트남 관계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연례화해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 목표에 따라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또 베트남에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한-베트남 관계를 더욱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우선 외교 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해 행동계획 이행을 효과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또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지원해 나가고,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FTA(자유무역협정) 특혜관세 적용을 위한 원산지 증명서의 전자교환 시스템을 다음 달까지 개통하고, 교역 목표 달성을 위한 상설 공동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또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희토류(세계 2위)를 비롯해 텅스텐(세계 3위), 보크사이트(세계 2위) 등 상당한 광물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양국은 베트남이 지난 5월 발표한 '제8차 전략개발계획'에 근거해 'LNG 발전,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신도시 등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베트남 인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고용허가제란 인력난을 겪는 중소 사업장이 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하는 제도다. 양국 간 고용허가제 MOU 갱신은 이번이 9번째로, 이번에 갱신된 MOU에는 재입국 특례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인 외국인고용법 개정 사항이 반영된 것을 비롯해 공공기관 전담 송출·도입, 인력 선발·관리, 고용·체류 지원, 불법체류 방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인적 교류와 교육‧문화 협력 증진 노력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국제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해 양국이 발행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 내에서 입국 후부터 최대 1년의 기간 동안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한국 정부는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 지원, 정부 초청 장학사업, 대학생·청소년 교류사업, 스타트업 인적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양국 관계를 이끌어 갈 미래세대 교류 증진을 위해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과 장학생 초청을 포함한 교류사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개발협력도 확대한다.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늘리고, 20억 달러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총 40억 불의 유상원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4년~27년간 총 2억 불 규모의 무상원조를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의 분야에 지원한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은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한-아세안 관계 발전, 한-메콩 협력에 있어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