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제1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 달라"며 반도체 부문 규제 완화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빈관에서 열린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반도체는 우리의 생활이고, 안보고, 우리 산업․경제 그 자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오늘 금융위원장을 왜 회의에 참석하라고 초청을 했겠나, 첨단 디지털 기업에 대해서는 상장도 좀 빨리할 수 있게 해주고, 자금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 제도도 잘 설계해 달라"고 특별 주문했다.
이 대변인은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제2의 도약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결의하는 국가 전체의 브레인스토밍 성격의 자리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학계와 반도체 업계, 관계부처 장관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분야 초격자 유지 전략,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자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메모리와 같은 차차세대 기술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인 투자, 긴밀한 민관 협업 시스템과 안정적인 연구문화 도입, 정책자금 지원 등을 건의했다.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대상으로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생산공정을 할애하고 연구용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 무상제공을 추진하는 한편, 반도체 클러스터에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위해 클린룸과 각종 장비들을 갖춘 미니팹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전력과 용수 확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정부 내 전담조직 설치 등 지원을 요청했다. MPW는 신제품 출시 전에 웨이퍼 한 장에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찍어 시제품을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관계 부처들은 해당 의견들을 적극 반영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수요자 중심의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반도체 전략로드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전공자 간, 산업과 대학 간, 지역과 대학 간 벽을 허물고 관련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적재적소에 R&D(연구 개발)를 강화하고 장기투자를 위한 중장기금융지원체계 구축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